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1-04-05 11: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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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 철수를 결정했지만 자동차전자장비(전장)사업 등 다른 분야를 통해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랫동안 적자를 냈던 스마트폰사업을 더 이어가지 않는 것 자체가 실적에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5일 LG전자에 따르면 스마트폰사업을 종료하는 대신 자동차부품 관련 사업을 강화하는 데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세웠다.
LG전자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5조8천억 원을 거둬 이미 MC사업본부(5조2천억 원)를 넘어서는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흑자전환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는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 기업과 협력도 진행된다.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에서 철수하는 7월 캐나다 자동차부품업체 마그나와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마그나는 2019년 기준 세계 자동차부품 매출 3위를 달성한 기업이다. BMW와 벤츠 등 여러 완성차를 위탁생산하는 등 제조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에는 애플 전기차 ‘애플카’가 마그나를 통해 생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LG전자 전장사업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가전, TV 등 기존 사업에서는 사업영역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부터 미국 RCA, 중국 콩카 등을 포함한 세계 TV기업 20여 곳에 자체 소프트웨어 플랫폼 웹OS를 공급한다.
웹OS 플랫폼을 사용하는 제조사가 늘어나면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뿐 아니라 웹OS 사용고객과 접점도 늘릴 수 있어 궁극적으로 콘텐츠·서비스사업을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가전관리 애플리케이션 LG씽큐, 가전관리서비스 LG케어솔루션 등과 관련한 새로운 사업모델도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이날 스마트폰사업 철수를 발표하며 “신사업의 경우 사내벤처 등 혁신적 프로세스를 도입하겠다”며 “역량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전략적 협력 등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 철수가 실적 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바라본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잔류 인력을 고려하면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철수했을 때 적자 축소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 규모는 5500억 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매각 후 현금 유입까지 생긴다면 가장 좋겠지만 차선책인 사업 철수도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후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2020년 영업손실만 해도 8400억 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해 들어 스마트폰사업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다른 기업과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철수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