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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 증자에 '한화 세 아들 회사'도 참여, 김연철 배당확대 부담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1-03-31 15: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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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 사장이 배당을 더욱 늘려야 하는 일을 더욱 무겁게 짊어지게 됐다.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시스템 유상증자에 참여를 결정했는데 에이치솔루션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등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로 한화시스템 배당금은 김동관 사장 등 세 아들의 승계자금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 증자에 '한화 세 아들 회사'도 참여,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4647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연철</a> 배당확대 부담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 사장.


31일 증권업계 따르면 한화시스템의 1대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2대주주인 에이치솔루션이 유상증자 참여 의사를 신속히 밝히면서 한화시스템의 유상증자에 따른 거래물량 증가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에이치솔루션, 우리사주 참여만으로도 한화시스템 발행예정 주식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며 “대주주가 빠르게 참여의사를 밝힌 점은 한화시스템 주가 불확실성 해소에 긍정적 요인이다”고 바라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에이치솔루션은 각각 한화시스템 지분 48.99%와 13.41%를 보유한 1대주주와 2대주주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하는 만큼 대주주 참여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달리 에이치솔루션의 참여를 놓고는 약간 결이 다르다는 시선이 나온다.

에이치솔루션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옛 한화S&C(현재 한화시스템)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준 의혹을 놓고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한화시스템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에이치솔루션은 애초 한화S&C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았고 한화S&C와 한화시스템 합병 이후 한화시스템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공정위가 그동안 5년 가량 조사한 한화S&C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놓고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에이치솔루션이 더 이상 한화시스템 지분을 털어낼 이유가 없는 만큼 유상증자에 참여한 셈인데 애초 지분율보다 20% 더 많은 물량을 신청해 오히려 지분을 늘리는 결정을 내렸다.

한화시스템의 지속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김연철 사장의 책임이 더욱 무거워졌다고 볼 수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해 한화그룹 경영승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계열사로 꼽힌다.

자체사업 없이 투자사업을 주력으로 하는데 매년 400억 원 가량을 김동관 사장 3형제에게 배당해 그룹 경영권 승계의 자금줄로도 평가된다.

에이치솔루션은 그동안 한화큐셀코리아, 한화시스템 등 보유하고 있는 주요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며 배당자금 등을 마련해왔다.

애초 지분을 의무적으로 들고 있어야 하는 보호예수기간이 올해 5월 끝나면 남아 있는 한화시스템 지분을 모두 매각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지분 매각 대신 투자 확대를 선택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유상증자에 1570억 원가량을 투입하는데 이는 에이치솔루션의 2019년 말 개별기준 자산의 29%에 이르는 적지 않은 규모다.

에이치솔루션은 2019년 말 개별기준으로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이 현금성자산 229억 원을 포함해 280억 원에 그친다.

에이치솔루션은 자기자본 일부에 외부에서 차입금을 더해 한화시스템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에이치솔루션이 지분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하는 대신 한화시스템의 성장성에 베팅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김연철 사장은 에이치솔루션의 이런 선택이 옳았다는 점을 실제 결과로 보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김 사장이 한화시스템의 배당을 늘리는 일은 에이치솔루션의 현금 확대에 직접적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상장 이후 지속해서 시장 평균수준의 배당정책을 펼칠 뜻을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배당성향(개별기준)은 24.4%에 그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현금배당을 실시한 기업의 개별기준 평균 배당성향은 매년 30%를 넘고 있다.

김 사장이 배당성향을 크게 높이지 않더라도 순이익 규모를 키우면 배당금 역시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김 사장은 이번 유상증자를 하면서 2030년까지 신사업 매출 17조8천억 원을 포함해 전체 매출 23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화시스템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6천억 원의 14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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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숫자로 보는 한화시스템.

그때까지 지금의 수익성이 유지된다고 보면 매출 확대에 따라 순이익도 10배 이상 늘어나고 이는 배당금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김 사장은 최근 주총에서 2년 임기로 연임에 성공하며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을 통해 신규사업의 초석을 놓을 시간적 여유도 확보했다.

김 사장은 한화 기계부문 대표이사, 한화정밀기계 대표이사 등을 지낸 뒤 한화시스템이 상장을 두 달 앞둔 2019년 9월 한화시스템 대표를 맡아 안정적으로 상장을 이끌었고 현재 실적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한화시스템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화시스템의 이번 증자는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볼 때 사실상 한화그룹이 주도하는 증자로 투자 대부분은 한화그룹의 차세대 사업인 우주항공 분야에 이뤄진다”며 “한화시스템의 이번 증자는 본격적으로 우주항공산업에서 역량을 펼칠 첫 걸음이 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이사회에서 1조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앞으로 3년 동안 저궤도 위성통신사업에 5천억 원,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에 4500억 원,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플랫폼사업에 2500억 원을 투자한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이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에이치솔루션의 결정으로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사업에 선제적 투자를 단행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주주가치 강화를 실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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