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동발전이 대구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 건설을 두고 주민들에 이어 대구시조차 반대의견을 내놓자 난처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남동발전은 폐쇄 예정인 삼천포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해 대구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준비했기 때문에 주민들이 발전소 건설을 받아들일만한 만족스러운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다른 부지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남동발전 안팎에 따르면 남동발전은 대구시로부터 대구 액화천연가스발전소 건설을 반대한다는 공문을 받고 후속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대구 액화천연가스발전소 건설사업은 남동발전이 1조7천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대구국가산업단지에 1200MW급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세우는 프로젝트로 2024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했다.
대구시는 지역주민과 시의회의 반대 의견을 받아들여 대구 액화천연가스발전소 건설사업을 반대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가 발전소 건설 예정지 반경 5km 안에 위치한 대규모 주거단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구시는 앞서 2017년 남동발전으로부터 발전소 건설사업 제안을 받고 안정적 전력공급과 세수 증대 등 효과를 얻을 것으로 판단해 사업에 동의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역주민들의 뜻을 받들고자 하는 대구시의 불가피한 입장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대구시와 남동발전이 협의할 사항은 더 이상 없을 것 같다”며 “주민 수용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사업 진행이 어렵다”고 말했다.
남동발전은 폐쇄를 앞둔 삼천포 석탄화력발전소의 대체 발전소로 대구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건설을 추진하고 있었던 것이어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삼천포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전력 생산의 공백을 메우려면 하루빨리 새 발전소를 건설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동발전은 정부의 에너지전환 방침에 따라 삼천포 석탄화력발전소 3호기와 4호기를 2023년 3월까지만 운영한다.
남동발전은 일단 주민 수용성을 높일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업이 좌초될 때를 대비해 발전소 건설을 위한 대체 부지 마련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남동발전이 대구시와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남동발전은 앞서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2월 대구 액화천연가스발전소에 축구장 3배 크기의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계획을 공개했지만 주민들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서부발전도 2019년 대전에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건설하려 했지만 대전시가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 공식적으로 반대의견을 낸 뒤 건설계획이 모두 백지화됐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대응방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