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부장은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나는 분계선 넘어 남녘땅의 잡다한 소리를 접할 때마다 아연해짐을 금할 수 없다”며 “특히 남조선 집권자가 사람들 앞에 나서 우리에 관련해 뭐라고 할 때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김 부부장은 “북과 남의 같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진행한 ‘탄도미사일’ 시험을 놓고 저들이 한 것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대화를 위한 것이고 우리가 한 것은 남녘 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니 그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비논리적이고 후안무치한 행태는 우리의 자위권을 유엔 결의위반이니 국제사회에 위협이니 하고 걸고드는 미국의 강도적 주장을 더하고 덜할 것도 없이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담화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남조선 집권자라고 칭하며 “뻔뻔스러움의 극치”,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해줘도 노여울 것이 없다”, “자가당착” 등 거친 표현이 담겼다.
김 부부장의 발언은 북한이 25일 시험 발사한 ‘신형전술유도탄’을 ‘탄도미사일’이라고 사실상 인정한 것이도 하다.
북한은 중앙통신 영문기사에서 신형전술유도탄을 ‘발사체’로 표현했다가 ‘미사일’로 바꾸기는 했지만 직접적으로 ‘탄도미사일’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다.
한편 북한은 이번 담화를 보도하면서 김여정을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소개했다. 1월 노동당 8차대회에서 부부장으로 강등되면서 조직지도부에서 선전선동부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25일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지금은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며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2020년 7월23일 국방과학연구소 대전본부를 찾아 탄도미사일 ‘현무4’ 개발을 격려하고 “소총 한 자루 제대로 만들지 못하던 시절에 창설돼 이제는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 충분한 사거리와 세계 최대 수준의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한 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