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운하를 가로막은 컨테이너선 ‘에버기븐(Ever Given)’이 다시 물에 떴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29일 “에버기븐이 오전 4시30분경 다시 물에 뜨는 데 성공했다”며 “선박은 정상항로로 돌아왔으며 현재 엔진을 재가동하는 등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외언론 “수에즈운하 가로막은 컨테이너선 물에 떠, 운항 준비 중”

▲ 29일 에버기븐의 선수가 모래톱을 빠져나온 모습. <트위터 캡처>


외신들은 “다만 운하의 재개통 시점은 아직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수에즈 운하 관리당국에 따르면 28일 굴착기를 동원해 에버기븐의 선수가 박힌 지점에서 2만7천m3의 모래를 18m 깊이까지 파냈다.

이후 예인선 10대를 투입해 선박을 다시 물에 띄우는 데 성공했다.

에버기븐은 선체 앞면과 뱃머리가 손상돼 2개 탱크에 물이 들어갔지만 펌프로 물을 빼내 정상운항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버기븐은 길이 400m, 너비 59m의 2만388TEU(20피트 컨테이너 적재량단위)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다. 일본 이마바리조선(Imabari Shipbuilding)이 2018년 건조했다.

소유주는 일본 쇼에이키센(Shoei Kisen)이며 대만 컨테이너선사 에버그린(Evergreen)이 용선하는 중이다.

이에 앞서 23일 에버기븐은 수에즈운하 북쪽에서 운하 측면을 들이받아 항로를 가로막은 채로 좌초했다.

사고의 원인으로 선박 건조상의 결함, 선박 운항 프로그램의 결함, 운전 미숙 등 다양한 원인들이 꼽히고 있다. 에버기븐이 운하를 지날 당시 강풍이 불었던 점도 상황을 악화시킨 원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28일 기준 선박 453대가 수에즈운하를 통과하지 못한 채 운하 앞에서 정박상태로 대기하고 있다.

이미 일부 선박들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통과하는 항로로 진로를 변경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