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상장지수펀드(ETF)시장에서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 출범한 단독대표체제에서 순항하고 있다.
25일 KB자산운용에 따르면 2021년 들어 상장지수펀드 순자산이 1조2천억 원 넘게 늘며 4조6천억 원을 돌파했다.
점유율은 2020년 말 기준으로 6%대 중반이었는데 가파르게 상승해 현재 8%대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장지수펀드 점유율이 늘어난 곳은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뿐이다.
KB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부문의 높은 성장세를 두고 이현승 대표의 공격적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2020년까지 조재민 대표와 각자대표체제를 이어오다가 2021년부터 단독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대표는 2018년부터 각자대표를 지내며 인프라·부동산 등 대체투자부문을 맡아왔다. 행정고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SK증권, 코람코자산운용과 현대자산운용에서 사장을 지낸 바 있다.
단독대표이사 출범 직후부터 상장지수펀드 시장 점유율에서 과점을 구축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 2강체제를 무너트리기 위해 공격적 전략을 펼쳤다.
상장지수펀드 순자산 규모 기준으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둘이 합해 전체의 4분의 3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큰 격차를 보이며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대표는 1월 기존 멀티솔루션본부의 명칭을 ETF&AI본부로 바꾸고 2월에는 대표 상장지수펀드의 총보수를 업계 최저수준으로 인하하며 고객 끌어모으기에 나섰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KBSTAR200은 기존 연 0.045%에서 연 0.017%로,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면서 배당금을 재투자하는 KBSTAR200TR은 연 0.045%에서 0.012%로,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KBSTAR미국나스닥100은 0.070%에서 0.021%로 인하했다.
KB자산운용에 따르면 총보수 인하 이후 22일까지 세 상품에만 2천억 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KB자산운용은 향후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와 테마형 상장지수펀드 등 다양한 상품군을 구축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는 지수를 단순히 추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능동적 운용을 통해 초과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삼는 금융상품이다.
현재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를 내놓은 곳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뿐이다.
KB자산운용은 2020년 별도기준 순이익 550억 원을 나타내며 2019년보다 20.9% 성장한 실적을 거뒀다. 자산운용업계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에 이은 3위 자리에 올라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