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개인대개인(P2P)금융 중개업체 등 핀테크 회사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인터넷은행 출범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P2P금융 중개플랫폼 어니스트펀드에 10억 원을 투자했다고 18일 밝혔다. 신한은행은 시중은행에서 처음으로 P2P금융 중개플랫폼의 직접투자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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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병 신한은행장. |
어니스트펀드는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에게 투자자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플랫폼이다. 대출자는 연 4.9~15.5% 수준의 중간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투자자도 연 10% 가량 이익을 낼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높은 신뢰도에 어니스트펀드의 기술력을 더해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어니스트펀드를 운영하는 P2P금융 중개회사 비모와 협력관계도 더욱 강화한다.
신한은행과 비모는 심리분석기반 신용평가모형(PSS)를 함께 개발하고 있다. 이 신용평가모형은 채무자의 상환능력과 의지를 심리적으로 측정해 원금 손실의 위험성을 줄인다. 심리분석기반 신용평가모형은 향후 ‘써니뱅크’로 출시할 중간 금리대의 신용대출상품에 적용된다.
신한은행은 외환송금회사 스트리미에도 5억 원을 투자하고 블록체인에 기반한 해외 간편송금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금융 거래내역을 공개적으로 저장하고 매번 대조해 위조나 해킹 가능성을 차단한 공개형 데이터 네트워크다.
신한은행은 조만간 선정되는 신한금융의 핀테크 육성프로그램 ‘신한퓨쳐스랩’ 2기 회사들에도 자금을 직접 투자하기로 했다.
조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CT)기업과 적극적으로 제휴해 상생하고 발전하는 핀테크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조 행장은 핀테크회사의 신기술을 확보해 인터넷은행과 경쟁에서 신한은행을 유리한 위치로 올려놓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중금리대의 신용대출을 주요 수익원으로 계획하고 있다. 두 인터넷은행은 카카오톡(카카오뱅크)이나 편의점 ATM(케이뱅크) 등을 이용해 국내외를 아우르는 간편송금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장기적으로 P2P대출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기존 은행을 위협할 것”이라며 “관련 분야의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회사와 협업해 새로운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조 행장이 신한은행에 디지털뱅킹그룹을 신설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 행장은 최근 “디지털뱅킹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조직의 구조를 혁신적으로 바꾸겠다”며 “디지털뱅킹그룹을 만들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조적으로 융복합해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털뱅킹그룹의 업무에 핀테크회사에 대한 지원과 투자과정의 일부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며 “1월 말쯤 조직개편을 할 때 업무 수행에 대한 정확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