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국내외 유수 기업과 전략적 양해각서(MOU)를 맺는 방식 등을 통해 지속해서 물류부문 외형 확대를 이어갈 계획을 세웠다.
현대글로비스는 사업을 크게 물류부문과 유통부문, 해운부문으로 나누는데 자동차부품 공급사업(유통사업), 선박을 이용하는 완성차 운송과 벌크 운송사업(해운부문) 등을 제외한 대부분 사업이 물류부문에 포함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물류부문에서 매출 5조6천억 원을 올렸다. 코로나19로 2019년보다 4% 줄었지만 2018년과 비교하면 4% 늘었다.
지난해 2018년보다 매출이 늘어난 사업부문은 물류부문이 유일하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현대차와 기아의 내수판매 확대에 따른 물동량 증가, 해외 현지 완성차 내륙운송 물동량 증가와 함께 국내 비계열 물량 확대에 따라 물류부문 매출이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김정훈 사장은 현대차 통합부품개발실장, 구매관리사업부장, 구매본부장 등을 거쳐 2018년 3월 현대글로비스 대표에 올랐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지속해서 물류사업 확대에 힘을 실었는데 올해 들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태국 편의점 물류배송사업, 카자흐스탄 음료 물류사업 등에 진출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중국-유럽 철도물류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3월 중국 물류업체인 창지우와 손잡았고 1월에는 울산항만공사와 함께 베트남에 복합물류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국내 식품생산유통업체인 푸드나무와 함께 국내에 대형 스마트통합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협약을 맺기도 했다.
김 사장은 B2B(기업 간 거래)뿐 아니라 국내외에서 신선식품, 냉동식품 등 B2C(기업 소비자 간 거래)로 물류시장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는데 이는 현대차와 기아의 목적기반 모빌리티사업 확대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목적기반 모빌리티는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특정 목적에 부합하도록 제작된 고객 맞춤형 차량인데 향후 물류차량과 자율주행택시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물류시장은 4차산업혁명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모빌리티 등장으로 큰 변화가 이뤄질 분야로 꼽혀 글로벌 목적기반 모빌리티산업의 주요 각축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제너럴모터스와 페덱스, 미국 전기차업체 리비안과 아마존이 손을 잡는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이미 연합전선을 형성하며 목적기반 모빌리티를 통해 물류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무인배송 서비스를 위한 미래 모빌리티를 개발하기로 했는데 이 역시 넓은 의미의 목적기반 모빌리티로 볼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물류분야 목적기반 모빌리티시장에서 기술력을 확보한다고 해도 이를 판매할 수 있는 고객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한데 현대글로비스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기아는 2030년 한 해 100만 대 이상의 목적기반 모빌리티를 판매해 글로벌 1위업체가 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와 기아가 ‘글로벌 선도업체’가 아닌 글로벌 판매 1위처럼 구체적 목표를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의 도움 역시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 현대글로비스 중국-유럽 철도운송전문 브랜드 'ECT' 주요 노선.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은 2월 진행한 CEO인베스터데이에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캐피탈 등 계열사와 협력을 목적기반 모빌리티사업 강화 전략 가운데 하나로 꼽기도 했다.
김 사장은 앞으로 물류사업을 지속해서 키워 나갈 시간적 여유도 충분해 보인다.
김 사장은 24일 주주총회에서 3년 임기로 대표에 재선임된다.
김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중국-유럽 철도물류사업, 베트남 복합물류센터사업 등은 이제 막 시작단계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다.
현대글로비스는 2018년 정의선 회장이 총괄 수석부회장에 오른 뒤 현대차그룹에서 대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몇 안 되는 계열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더군다나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회장이 지분 23.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그만큼 김 사장을 향한 정 회장의 신뢰가 깊다고 볼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중국과 유럽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주요 잠재 화주로 보고 중국-유럽 철도물류사업에서 비계열사 화물을 대상으로 집중 영업을 진행할 계획이다”며 “베트남 호찌민 복합물류센터사업 역시 베트남을 넘어 아시아 모든 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