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호출사업부문에서 유료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흑자전환의 기틀을 마련하면서 경쟁사업자들에게도 유료제휴로 대응하려고 하지만 택시업계의 반발을 설득하는 것은 과제로 남는다.
21일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호출과 관련된 유료화모델을 선보이는 것은 확실한 수익모델을 만들어 흑자전환을 이뤄가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0년 택시호출 플랫폼시장에서 점유율 80%가량을 차지했다. 전체 매출도 2112억 원으로 2019년 973억 원에서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아직 흑자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0년 순손실 255억 원을 봤는데 2019년 순손실 264억 원에서 손실 규모가 소폭 줄어드는데 그쳤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과 가맹택시 외에는 확실한 수익모델을 갖추지 못한 점이 흑자전환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쏘카와 우티(SK텔레콤-우버) 등 자금력을 갖춘 경쟁사업자들도 모빌리티사업 확대에 나서면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선두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익성을 갖춘 가맹택시 호출사업에서 확실한 수익모델을 구축해 앞으로도 모빌리티분야의 선두를 유지할 토대를 마련하려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기사 대상으로 ‘프로 멤버십’ 수익모델을 시험하고 있다. 최근 2만 명 가입이 조기 마감됐고 추가모집도 검토하고 있다.
프로 멤버십은 택시호출시장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선보이는 구독경제 모델이다. 프로 멤버십에 가입한 택시기사는 매달 9만9천 원을 내면 ‘목적지 부스터’ 기능을 쓸 수 있다.
이 기능은 택시기사가 원하는 목적지의 호출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시간 호출이 많은 곳을 지도로 확인할 수 있고 단골승객 알림도 제공한다.
현재 가입자 2만 명으로만 따져도 카카오모빌리티 매출이 매달 20억 원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프로 멤버십에 다른 기능이 추가되면 가입수요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쏘카 자회사 VCNC의 ‘타다’, 우버코리아테크놀로지의 ‘우버’ 등 가맹택시 경쟁사업자들에게 유료제휴를 제안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른 가맹택시 사업자들이 자체 플랫폼 외에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의 택시호출 플랫폼을 쓰려면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사업부문에서 유료화 행보를 보일수록 기존 택시업계의 반발을 피할 수 없는 점은 부담으로 꼽힌다.
택시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반호출 서비스까지 전면 유료화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택시업계 단체 4곳은 17일 성명에서 “카카오의 행태를 앉아서 좌시하지 않겠다”며 “카풀 논란 때처럼 합심해 카카오T 택시호출 거부 등 모든 수단을 찾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시범사업을 거쳐 2018년 12월 카풀(차량공유) 서비스를 선보이려 했다.
그러나 택시업계가 대규모 시위 등 거센 반발을 하면서 카카오모빌리티는 결국 카풀서비스 출시를 철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