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퓨얼셀이 선박용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시장에서 기술력이 앞서 있는 미국 블룸에너지를 넘어설 수 있을까?

유수경 두산퓨얼셀 대표이사는 수소연료전지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순수 발전효율이 가장 뛰어난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SOFC) 기술을 활용한 선박용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두산퓨얼셀 선박 수소연료전지로 승부, 유수경 미국 선발업체 넘어야

▲ 유수경 두산퓨얼셀 대표이사.


국내 조선3사를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 분야 선발주자인 미국 블룸에너지를 따라잡는 일이 관건으로 꼽힌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2030년 뒤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감축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소연료전지 추진선이 주목받고 있다.

국제해사기구는 선박의 탈탄소화를 목표로 2030년까지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평균치보다 40%, 2050년까지 70%만큼 감축하도록 규제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석유연료와 비교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30%가량 적은 LNG(액화천연가스) 추진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조선업계에선 온실가스 배출량을 그 이상 줄이기 위해서는 수소연료전지가 유력한 규제 대응방안이 될 것으로 바라본다.

선박용 수소연료전지는 액화천연가스(LNG)나 암모니아 등 연료에서 수소를 추출해 산소와 반응시켜 전력을 생산해 추진동력이나 선박 내부 전원으로 사용하는 장치다.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과 같은 각종 오염물질의 배출이 적고 온실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SOFC)는 수소연료전지 가운데서도 순수 발전효율이 가장 뛰어나 선박 추진뿐 아니라 선박 내부 전원 활용에서도 에너지효율을 기존 선박엔진보다 40% 넘게 높일 수 있어 수소연료전지 가운데 선박용에 최적인 방식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3사는 모두 선박용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 추진선을 개발하고 있다.

유수경 대표는 국내 수소연료전지 1위인 두산퓨얼셀의 신성장동력으로 선박용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를 점찍고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4년 선박 실증을 목표로 싱가포르 해운사 내비게이트, 국내 한국조선해양과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선박용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유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선박용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는 해상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고 사업확대를 향한 기대감을 내보였다.

두산퓨얼셀은 조선사들이 기존 선박 엔진을 선박용 수소연료전지로 전환한다면 2050년까지 300GW(기가와트) 규모의 수소연료전지가 발주될 것으로 예상했다.

두산퓨얼셀의 2021년 수소연료전지 수주 목표치가 142MW인 점을 고려하면 선박용 수소연료전지는 새 성장동력으로 삼기에 충분한 시장규모로 평가된다.

다만 유 대표로서는 선박용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시장으로 사업을 넓히기 위해서 기술력에서 한발 앞서고 있는 미국 블룸에너지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

미국 블룸에너지는 국내 조선3사 가운데 삼성중공업과 협력을 통해 2022년을 목표로 선박용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두산퓨얼셀로서도 삼성중공업을 포함한 국내 조선3사 모두가 잠재적 고객인 만큼 미국 블룸에너지와의 경쟁은 불가피한 셈이다.

미국 퓨얼셀에너지는 발전용에선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SOFC)에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반면 두산퓨얼셀은 지난해부터 2024년 양산을 목표로 발전용과 선박용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인산형(PAFC) 수소연료전지와 고분자전해질형(PEMFC) 수소연료전지를 중심으로 국내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장에서 수주기준으로 2018년부터 3년 연속 시장 점유율 70%를 유지하며 1위를 지켜왔다.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5%를 차지하는 만큼 유 대표로서는 미국 블룸에너지를 넘어 선박용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시장을 차지해야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게 된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두산퓨얼셀은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등 공격적 투자를 통해 신성장동력 발굴에 힘쓰고 있다”며 "시장 확대에 따른 외형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