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와 계열사들이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김정태 회장체제 마지막 1년 동안 해외부문에서 순이익을 늘릴 수 있는 기반을 갖추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지주 해외거점 확대에 속도 내, 김정태 1년 시간도 알뜰하게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15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기존 중국, 인도네시아, 미얀마를 벗어나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 해외거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주 차원에서 싱가포르에 자산운용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대만에 첫 지점을 설립하기 위해 설립 인가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캐피탈도 인도네시아, 미얀마에 이어 동남아시아에서 세 번째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올해 해외거점을 늘리는 데 성과를 거둔다면 국내 금융지주 사이 글로벌금융 경쟁에서도 차이를 벌릴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24개국 진출해 있으며 해외부문에서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부문 순이익을 살펴보면 하나금융지주가 약 5400억 원, 신한금융지주 약 3400억 원, KB금융지주 약 1070억 원 등이다.

하지만 김 회장이 세운 목표치로 보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김 회장은 2025년까지 해외부문의 순이익 비중을 4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지난해 비은행부문에서 순이익 비중 30%를 달성하며 목표를 5년 앞당긴 것과 달리 여전히 해외부문 비중은 20% 초반에 그친다.

하나금융지주가 세운 목표 달성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김 회장에게는 이제 1년이라는 시간만 남아있다.

김 회장으로서는 1년 안에 해외부문 순이익 비중을 크게 높이지 못하더라도 해외부문에서 순이익을 늘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면 아쉬움을 덜 수 있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해외비중 확대와 관련한 아쉬움과 함께 해외사업 확대를 향한 의지를 보였다.

김 회장은 “주요 선진국 금융사들은 글로벌 비중이 50%에 육박하지만 하나금융그룹은 20% 초반 수준으로 아시아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의 기회를 잡아 비중을 늘려가야 한다”며 “디지털시대에는 더 이상 국경이 무의미하기 때문에 국내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사업구상 단계에서부터 글로벌시장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와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도 하나금융지주의 해외부문 비중을 늘리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4기체제를 꾸리면서 하나은행장에 박성호 부행장을,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에 이은형 부회장을 발탁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 내정자는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전무, 인도네시아법인장 등을 거쳐 해외사업에 밝다.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내정자도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전략담당 부사장, 중국민생투자그룹 총괄부회장, 하나금융지주 해외사업 부회장을 거친 해외 전문가다.

하나금융지주 새 사외이사로 내정된 박동문 전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도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해외사업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오롱상사에서 시작해 코오롱 인도네시아법인에서 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