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영 대한제분 대표이사 회장이 반려동물사료(펫푸드)사업에서 성장 정체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 회장은 반려동물사료 판매뿐만 아니라 동물병원과 동물용품점 등을 함께 운영해 반려동물을 위한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곰표밀가루' 대한제분 성장정체, 이건영 반려동물 종합서비스로 돌파

▲ 2019년 4월5일 반려동물사료 전용 생산시설인 '우리와 키친 프로젝트' 기공식을 진행하고 있다.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곰표’ 밀가루로 유명한 대한제분이 본업인 소맥분사업에서 성장정체를 겪으면서 반려동물사료, 베이커리, 생수 등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대한제분은 2020년 영업이익이 226억 원으로 2019년보다 3.6% 감소했다. 대한제분의 영업이익은 2017년 362억 원에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국내 소맥분시장의 규모는 그대로인데 업체 사이의 경쟁강도는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한제분이 자회사 우리와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반료동물사료사업의 성장은 가시화되고 있다.

우리와는 설립 10년 만인 2018년 순이익을 21억 원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019년에는 순이익 42억 원을 냈다. 매출 규모도 2018년 288억 원에서 2019년 929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2019년 연결기준으로 대한제분의 순이익 169억 원 가운데 우리와가 차지하는 비중은 25%까지 높아졌다.

이건영 회장은 2018년 우리와 대표이사까지 겸임하며 반료동물사료사업 안착에 힘을 쏟았는데 이제 결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와는 현재 국내 반려동물사료시장에서 점유율 약 15%로 국내기업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사료시장은 여전히 성장여력이 많이 남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사료시장 규모는 2015년 7674억 원에서 2020년 8362억 원 규모로 성장했고 2023년에는 9879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내 반려동물사료시장은 현재 수입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은 넘어서야 할 과제다.

아직 국내에서는 수입산 반려동물사료 비중이 3분의 2에 이른다. 2020년에도 반려동물사료 수입 규모는 2019년보다 11.9% 증가했다.

국내 반려동물사료시장은 반려동물 전문점이나 동물병원을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기존 수입산의 점유율을 뺏어오기 쉽지 않은 구조인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와는 이런 점에 주목해 반려동물을 위한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이리온동물병원, 반려동물용품점 등을 같이 운영하며 반려동물 관리를 모두 책임지는 사업방향을 잡은 것이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2018년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사료제조사업과 사료유통사업을 합쳐 통합법인 우리와를 출범했다.

우리와는 2020년 6월 충북 음성에 약 700억 원을 투자해 반려동물사료 신공장을 완공하며 생산 규모도 대폭 늘어났다.

음성 신공장은 연면적 2만㎡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연간 12만 톤가량의 반려동물 사료를 생산할 수 있다. 

우리와는 음성 신공장을 내수 수요뿐만 아니라 수출 물량까지 생산하는 전초기지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수석연구원은 “대한제분은 올해 밀가루 등의 판매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함께 자회사 우리와의 고성장에 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