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가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대표는 기존에 CJ프레시웨이가 해오던 수익성 개선작업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사업부를 통째로 들어내 자회사에 이관하는 방법을 추진한다.
 
정성필 CJ프레시웨이 수익성 손봐, 식자재 정비하고 키즈사업 키우고

▲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


또 저출산 기조에 따라 자녀 한 명이 귀해지는 상황을 주목하고 성장하는 키즈시장에 올라타려고 노력하고 있다.

10일 CJ프레시웨이에 따르면 올해 안에 식자재사업 일부를 전국의 CJ프레시원 8개 법인에 넘기기로 했다.

CJ프레시웨이 사업구조는 크게 식자재(85%)와 단체급식(15%)사업으로 나뉜다.

식자재사업 규모가 약 2조5천억 원으로 큰 만큼 대형 프랜차이즈 및 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FC사업부와 소형프랜차이즈 및 일반식당을 대상으로 한 RS사업부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서울 본사에서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해도 되는 FC사업부와 달리 RS사업부는 크고 작은 고객사들이 전국에 흩어져 있다.

정 대표는 두 사업부의 대응방식이 달라야 한다고 판단하고 사업성격이 비슷한 CJ프레시원에 RS사업부를 넘기기로 한 것이다.

이번 개편으로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사업의 전문성을 높이고 CJ프레시원은 안정적으로 실적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J프레시원은 지역 중소기업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회사다. 현재 서울 3곳과 전국 5곳의 CJ프레시원 법인이 운영되고 있는데 현지 영업조직의 역량이나 고객사 현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CJ프레시웨이는 2월부터 식자재 브랜드 ‘아이누리’ 제품라인을 강화하면서 학교 및 어린이시설의 식자재 공급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이누리는 일반 식자재보다 더 엄격한 안전기준을 적용한 친환경 식자재로 구성된 브랜드다. CJ프레시웨이는 키즈시장 공략을 위해 2014년 아이누리를 처음 선보이고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등에 공급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달 아이누리 상품목록에 후식과 특식 40여 종을 추가해 메뉴선택의 폭을 넓혔다.

정 대표는 그동안 식자재업계가 키즈(어린이)와 실버(노인)시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해왔는데 우선 키즈시장부터 공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저출산기조에 따라 자녀 한 명이 귀해지는 'VIB(Very Important Baby)'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녀 수가 감소하면서 아동 1인당 소비 금액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놀이시설과 의류, 화장품, 장난감, 교육, 콘텐츠사업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아동에게 안전과 위생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식자재업계에서도 성장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2019년 이베트스투자증권이 발간한 ‘키즈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키즈시장 규모는 2002년 8조 원에서 2017년 40조 원대로 성장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키즈와 실버 고객을 위한 식자재사업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아 비중을 늘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CJ프레시웨이 수익성 강화전략을 펴는 이유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악화한 실적을 빠르게 만회하려는 데 있다.

CJ프레시웨이는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외식업계 부진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으나 2021년부터는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되면서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2020년 매출 2조4785억 원, 영업손실 35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18.9% 줄고 영업수지가 적자로 전환(616억 원 감소)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공급채널을 수익성 위주로 전환해왔다“며 ”단체급식에서는 일부 경쟁사들이 철수하면서 반사이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CJ그룹의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CJ 계열사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맡아왔다. CJ헬로비전과 CJCGV의 최고재무책임자, CJ푸드빌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2021년부터는 CJ프레시웨이에 전격 투입돼 회사의 체질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