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중단거리 노선의 경쟁 심화로 저유가의 수혜를 크게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대한항공이 지난해 4분기에 중단거리 노선 경쟁의 심화로 영업이익이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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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 |
윤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치열한 노선 경쟁과 화물수요 부진 등으로 국제선 여객과 화물 운임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특히 화물수요는 지난해 6월부터 줄어들면서 4분기에 전년 4분기보다 6.8% 감소했는데 단기간 회복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윤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지난해 4분기에 매출 7509억 원, 영업이익 1621억 원을 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예상치는 전년 4분기에 비해 매출은 6.8%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6% 증가하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에 대한항공의 유류비는 6357억 원으로 2014년 4분기보다 31.2% 가량 줄었다.
그는 “다른 조건이 같고 유가가 하락했다면 유류비 절감액의 절반(1439억 원) 이상 영업이익이 늘어나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며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경쟁이 심해진 점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올해는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연구원은 “6시간 이내의 중단거리 노선은 앞으로도 경쟁이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면서도 “낮은 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저유가 기조가 이어진다면 올해 이익이 상당부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중단거리 노선을 오가는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국제선 운항편수는 지난해 3월보다 58.5%나 늘어난다. 아시아나항공의 저비용항공사 에어서울도 올해 첫 취항을 앞두고 있는 등 앞으로 중단거리 노선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지난해에 이어 저유가 기조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한항공이 유류비 절감효과를 계속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하락할 때마다 연간 영업이익은 1700억 원 가량 증가한다. 올해 1월 첫째주 항공유가는 배럴당 43달러로 2015년 평균보다 배럴당 22달러나 낮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