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사장에게 중국 유제품시장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결전장이다.

그동안 중국시장을 계속 두드렸는데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원가 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로 다시 칼을 갈고 있다.
 
[오늘Who] 매일유업에게 중국은 가야할 곳, 김선희 원가 경쟁력부터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사장.


9일 매일유업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김 사장은 중국 유제품시장에서 해외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데 주목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국내 유제품시장의 정체에 대응해 2018년 베이징매일유업유한공사를 세우고 중국에서 점유율 확장에 힘써왔다.

그러나 2018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한국 설치에 따른 한국과 중국 관계 악화로 타격을 받아 점유율을 기대 만큼 늘리지 못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2020년 중국 내 수입 조제분유시장은 유럽과 미국 브랜드가 완전히 장악한 상태로 매일유업 점유율은 1%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유제품 생산 관련 규제도 매일유업의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8년부터 ‘영유아조제분유 배합비 등록 관리방법(신조제분유법)’을 시행해 하나의 공장에서 3개의 브랜드만 생산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사장은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원가절감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최근 호주에서 공장을 인수했으며 현지법인을 설립해 저렴하게 수급한 우유를 분말로 가공하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분말용 원료를 해외에서 수급하게 되면 국내의 10~20% 가격에 조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낙농국가인 호주는 유기농 원유 수급을 위한 최적의 생산기지로 꼽힐 뿐만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공략을 위한 지리적 강점도 지니고 있다.

김 사장은 국내 유제품의 원료인 원유값이 낙농업계의 요구에 따라 2021년 8월 리터당 1034원에서 1055원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정돼 있다는 점도 감안하는 것으로 보인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국산원료가 해외원료보다 비싼 것은 사실이다”며 “국내에서도 가공유 등 여러 유제품을 만들 때 수입분말을 사용하는데 원가 경쟁력 확보 차원과 더불어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호주 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에게 중국시장은 반드시 가야할 곳이다.

국내시장은 지속적 출산율 감소세로 어려움이 전망되는 만큼 중국시장을 공략해 내수시장 매출 감소에 대응하는 전략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신생아 수는 2012년 48만5천 명을 보인 뒤 꾸준히 감소해 2020년에는 27만2400명을 나타내며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국내 분유시장 규모도 신생아 수 감소와 맞물려 지속적으로 줄어 2018년 1369억 원 규모에서 2020년에는 1천억 원 아래로 위축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중국에서는 2000년대 2차례 걸친 가짜 분유 파동이 일어난 뒤 해외 브랜드 제품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중국의 유제품 수입량은 2019년 11월 누적기준으로 285만8300톤으로 2018년보다 8.3% 증가했으며 수입금액으로는 109억500만 달러를 보여 2018년보다 8% 늘었다. 유제품 수입량과 수입액 모두 2017년 이후 매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