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이 9일 '비스포크홈 미디어데이' 온라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이 삼성전자의 맞춤형 가전인 비스포크 브랜드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비스포크 제품을 가전 전반으로 확대하고 맞춤형 서비스까지 더했다. 변화하는 소비흐름에 맞춰 가전사업 실적 도약을 뒷받침할 진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9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비스포크홈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집에서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며 “비스포크를 계속 확대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 국내 가전사업에서 비스포크 매출비중을 8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2019년 6월 처음 내놓은 비스포크 냉장고가 2020년 말 기준 국내 삼성전자 냉장고 매출의 67%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공격적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사장은 비스포크 제품이 주방가전에서 생활가전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런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중으로 다양한 제품군에서 비스포크 신제품을 17개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냉장고, 김치냉장고, 에어컨, 의류청정기 등 기존 비스포크 제품은 물론 정수기, 신발관리기 등도 비스포크 제품으로 출시된다.
이 사장은 압축기(컴프레서), 모터 등 가전 핵심부품을 무기한 무상수리 혹은 교체해주는 평생보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카카오·CJ·쿠팡 등 협력사들과 손잡고 가전 음성제어·세제 간편구매 등 생활편의 서비스도 제공해 비스포크 개념을 단순한 제품이 아닌 솔루션으로 확장했다.
이 사장은 “단순히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이 비스포크홈을 통해 최적의 생활환경을 조성하고 제품을 사용하는 내내 필요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홈 솔루션'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2021년 비스포크 가전사업의 본격적 도약을 노리고 있다. 국내사업뿐 아니라 해외사업에서도 이런 의지가 나타난다.
이 사장은 올해 들어 미국시장에 그랑데AI 세탁기·건조기와 비스포크 냉장고를 출시하는 등 해외에서 비스포크사업 확대에 나섰다. 하반기에는 캐나다에서도 비스포크 냉장고를 출시한다.
해외 가전시장은 국내보다 기업 사이 거래(B2B)와 빌트인시장이 활성화됐다. 비스포크 제품군을 강화해 솔루션 개념으로 선보이면 특히 해외 빌트인시장에 침투하기 더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지난해 러시아와 스웨덴 등에서 비스포크 제품을 출시했고 올해 미국, 유럽, 동남아, 중동 등으로 본격 확대하고 있다”며 “지역과 제품을 더욱 다양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가전사업의 성패가 소비자 중심 전략에 달렸다고 판단하고 있어 앞으로도 국내외에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가전’이라는 사업기조도 여기서 나온다.
그는 “그동안 가전은 공급자 중심으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웠다”며 “비스포크 성공의 원인은 소비자 중심 마인드로 바꿔 소비자 생활양식에 따라 맞춤형 가전을 선보인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2019년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맡은 뒤 ‘이제는 가전을 나답게’라는 표어를 내걸고 가전사업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비스포크 맞춤형 전략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인테리어 전문브랜드 한샘, 유명 디자이너 앤디 리멘터·티보 에렘, 디자인 스튜디오 슈퍼픽션 등 비스포크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힘썼다.
이런 노력은 가시적 성과로 돌아왔다. 비스포크 제품은 2020년까지 누적 출하량 100만 대를 돌파했고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역대급 성과는 이 사장의 개인적 영예로도 이어졌다. 이 사장은 2020년 연말 인사에서 생활가전사업부 사상 최초의 사장 승진자가 됐다. 1986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가전분야 외길을 걸은 지 34년 만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