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휘 E1 최고운영책임자 전무가 신재생에너지사업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한 발걸음을 더욱 빨리할 것으로 보인다.
E1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액화석유가스(LPG) 단일사업의 한계를 더 크게 체감하고 있다. 완성차기업들이 LPG자동차보다 전기차, 수소차 개발에 힘을 쏟으면서 친환경차시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개화하고 있는 점도 위기감을 키운다.
7일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휘발유·경유차 등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넘어가는 중간단계에서 LPG연료를 이용하는 자동차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존 예상과 달리 LPG 차량 판매가 최근 2년 사이 줄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국내 LPG차량 등록대수는 205만2870대였는데 2019년에는 202만1720대, 2020년에는 199만5740대로 줄어들었다. 폐차 물량이 신차 물량보다 많아 2년 사이 등록대수가 5만7130대 줄어든 것이다.
정부가 2019년 3월 LPG연료 사용제한을 전면폐지해 택시나 장애인 차량에 국한되지 않고 누구나 LPG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된 뒤에도 LPG 차량의 등록대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E1은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LPG 단일사업구조의 근본적 한계를 실적으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E1은 2020년 코로나19로 내수영업과 수출 모두에서 타격을 받으면서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62.8% 급감했다. E1 관계자는 “2020년 택시나 LPG차량 연료 수요가 줄면서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LPG는 가정·상업시설의 취사용, 난방용, 산업용 연료로 쓰이는 프로판가스와 자동차 연료로 주로 사용하는 부탄가스로 나뉜다.
프로판가스는 액화천연가스(LNG) 도시가스 보급 확대 등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정부가 2019년 말 기준 84.9%인 LNG 도시가스 보급률을 2024년까지 87.7%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놓아 수요 회복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결국 E1은 LPG 중에서도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는 부탄가스사업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LPG 자동차시장 상황도 밝지 않은 셈이다.
게다가 정부가 올해부터 전기·수소차 보급 확대 및 사용환경 개선사업 시행을 본격화하고 기업들은 전기·수소차 개발 등에 더해 수소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면서 LPG 차량이 설 자리는 좁아지고 있다.
구 전무는 회사의 최고운영책임자로 E1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만큼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구 전무는 LS그룹 오너일가 3세로 올해 임원인사를 통해 지주회사 LS에서 계열사 E1로 자리를 옮겨 경영전면에 나섰다.
대표이사 직함을 달지는 않았지만 최고운영책임자는 구자용 대표이사 회장 아래 가장 높은 직책으로 구 전무를 위해 새롭게 만든 자리다.
재계에서는 E1이 실질적으로 ‘구 전무체제’를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E1에 새로운 성장동력사업의 뿌리를 심는 것은 구 전무의 과제이자 성과가 될 수 있다.
E1은 현재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1은 친환경에너지기업을 목표로 2020년 신사업개발실 아래 신재생민자발전사업팀을 만들었고 2020년 6월 정선에 태양광발전단지를 세워 가동에 들어갔다.
올해 상반기 안에 영월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시작하기 위한 마무리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수소연료전지발전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신재생에너지사업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로 구 전무는 가야할 길이 멀다.
E1 관계자는 “구동휘 전무는 E1 총괄운영자로 모든 사업을 지휘하고 있고 신재생에너지사업은 신사업이다 보니 사내에서 관심도가 더욱 높다”고 말했다.
구 전무는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아들로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등과 함께 그룹 후계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구 전무는 1982년 태어나 우리투자증권에서 근무하다 2013년 LS일렉트릭에 차장으로 입사하면서 그룹 경영에 합류했다.
LS일렉트릭에서 부장을 거쳐 2016년 말 이사에 올랐고 그 뒤 1년 만에 상무, 2년 뒤에 전무로 승진했다. 2020년부터 지주회사 LS로 자리를 옮겨 경영수업을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