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소보트카 하만 전장사업부장 부사장은 사바리 인수 관련 보도자료에서 “센서기술은 미래 모빌리티와 자율주행을 추진하기 위한 핵심요소다”며 “사바리의 다중단말연산(MEC) 기술과 전문인력은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는 삼성전자가 전장부문의 전열을 새롭게 가다듬은 뒤에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2020년 말 전장사업팀장에 이승욱 부사장을 새로 선임하고 하만 전장사업부문장에 로버트보쉬 출신 소보트카 부사장을 영입했다.
전장사업부문장 교체 이후 소보트카 부사장은 1월 디지털콕핏 공개행사에서 하만의 사업비전을 새로 발표하기도 했다. 소보트카 부사장은 “자동차는 운전뿐 아니라 삶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우리는 자동차를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의미 있는 제3의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하만이 새로운 비전으로 자율주행사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자율주행차시대가 열리면 자동차가 교통수단이자 사무실, 주거공간의 역할까지 맡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과 소보트카 부사장의 발언은 일맥상통한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자율주행차산업 규모가 2015년 30억 달러 규모에서 2025년 960억 달러, 2035년 2900억 달러 수준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일찍부터 자율주행분야를 주목해왔다. 2015년 전장사업팀 신설 이후 자율주행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2017년에는 국내 전자업계 최초로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차 시험주행을 했다.
하만 인수 이후에는 하만 내부에 자율주행기술을 전담하는 전략사업유닛(SBU)을 신설하고 3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자율주행플랫폼 기업 TT테크 등에 투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사바리 인수를 계기로 자율주행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애플이 ‘애플카’로 불리는 자율주행 전기차를 출시하거나 자율주행모듈을 선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아 스마트폰에 이어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삼성전자와 애플이 경쟁구도를 형성할 가능성도 떠오른다.
삼성전자와 애플 이외에도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바이두,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술기업 대부분은 자율주행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치열한 경쟁을 뚫기 위해 인수합병 등 사업 강화전략을 지속적으로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바리 인수가 삼성전자가 예고한 대형 인수합병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1월말 콘퍼런스콜에서 3년 안에 의미 있는 규모의 인수합병 가능성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사바리 인수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사바리의 누적 투자유치 규모가 2천만 달러(225억 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인수금액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비라 인수를 의미있는 규모의 인수합병으로 보기는 어려워 향후 전장분야에서 규모를 키운 인수합병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선이 많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