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연초부터 요동치면서 환율도 널뛰기를 하고 있다.
중국 발 쇼크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유로화와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8일 서울 엔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전일보다 9.09원 내린 100엔 당 1011.31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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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
원-엔 환율은 지난해 11월4일 100엔 당 934.69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12월 들어 오르기 시작해 연초에 1천 원대로 올라섰다. 특히 북핵 리스크에 이어 중국 증시가 폭락한 7일에는 100엔 당 1020.58원을 나타냈다.
중국 발 쇼크에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엔화 가치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등 글로벌 시장 불안이 확산되면 과거에는 미국 달러가치가 상승했으나 최근에는 유로화와 엔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는 일이 많아졌다고 진단한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약세가 엔화 강세와 국제유가 하락 등 파급효과로 이어져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채 연구원은 “ 위안화 절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강화시킨다”며 “이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엔화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 불안이 걷히지 않는 등 글로벌 증시에 변동성 커질 경우 엔화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성격의 엔화는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어 원·엔 환율 상승이 모멘텀이 되는 업종에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원엔 환율과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업종으로 운수장비(상관계수 +0.41), 철강금속(+0.39), 화학(+0.37) 등을 꼽았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통상 일본기업과 수출경쟁을 벌이는 기업들에게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업종이 대표적이다.
일본 자동차회사들은 지난해 엔화 약세에 가격을 낮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봤다. 이 때문에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현대차 '3인방' 주가도 오름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또 IT회사 가운데도 수혜를 입는 곳이 있다. 일본 자회사 라인을 둔 네이버가 대표적이다. 라인은 매출의 70%를 일본에서 내고 있다.
반면 지난해 호황을 누렸던 여행, 항공사들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여행항공사들은 엔저 특수에 일본 송출객이 급증하면서 매출 증대효과를 봤다.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일본 정부가 추가로 양적안화를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2017년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올해 중 추가 양적완화 시행이 불가피하다”며 “2분기 중 일본은행이 양적완화에 나설 경우 엔화 약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