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지난해 4분기 경영실적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가격 하락폭이 커지며 영업이익에서 타격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등 완제품 부진을 반도체 등 부품사업으로 만회해 왔는데 이도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
|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가 2015년 4분기 잠정실적을 8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3조 원, 영업이익 6조1천억 원을 냈다. 3분기에 비해 매출은 2.5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7.46%나 감소했다.
4분기 영업이익률은 11.5%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2013년에는 16%대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2014년 12% 정도로 떨어졌다가 회복세를 보였지만 다시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를 돌아보면 1분기 12.69%, 2분기와 3분기에 14% 정도를 기록하다가 4분기에 다시 감소했다.
4분기에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스마트폰 등 완제품 사업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반도체 등 부품사업의 업황도 악화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 갤럭시S5의 판매부진 이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위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내놓은 갤럭시S6 시리즈와 갤럭시노트5도 기대만큼의 판매량을 올리지 못했다.
가전사업의 경우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DS부문이 지난해 크게 성장하며 완제품 사업의 실적부진을 만회해왔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해 3분기에 전체 영업이익의 63%를 차지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4분기에는 세계시장에서 부품 가격의 하락폭이 커지고 환율 효과도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삼성전자는 실적에 타격을 크게 받았다.
D램 평균가격은 4분기에만 17% 정도 떨어졌고 낸드플래시도 약세를 보였다. LCD TV패널 가격 역시 20% 넘게 하락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4분기 실적 악화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격 하락 영향이 컸다”며 “특히 LCD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했던 메모리반도체 부문의 이익률 하락이 실적 악화에 크게 작용했다”며 “LCD패널 업황 악화도 올레드의 성장세로 만회하기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는 부품 주문이 줄어들고 가격이 하락하는 것에 대해 속수무책인 상황”이라며 “부품사업 업황이 나아지기를 기대하기보다는 다른 사업에서 만회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