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르노삼성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르노삼성차 노사의 2020년 임단협 협상은 3월 이후에야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차가 26일 희망퇴직 신청을 마감한 뒤에야 제시안을 내놓기로 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는 희망퇴직을 통해 고정비 감축을 목표한 대로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재 수준에서 인건비 추가 축소가 필요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르노삼성차 노조는 2020년 임단협 요구안에서 기본급 인상과 고용안정을 핵심 사안으로 꼽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최근 올해 생산목표량을 하향 조정하면서 노조를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뇨라 사장은 18일 열린 6차 본교섭에서 올해 차량 생산목표를 기존 15만7천 대에서 10만 대로 낮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시뇨라 사장은 “임금협상에 참석한 것이 아니라 회사의 어려움을 공유하기 위해 참여했다”며 “고정비 25%를 줄이기 위해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지만 추가적으로 무급순환휴직 등 직원들의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산목표량이 줄어들면 그만큼 유휴인력이 생겨 추가적 구조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실제 르노삼성차는 3월부터 부산 공장에서 기존 2교대 근무 대신 1교대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르노삼성차 노조가 고용안정을 핵심 사안으로 담고 있는 만큼 르노삼성차는 고용안정의 반대 급부로 임금동결 또는 나아가 임금삭감 카드를 내밀 가능성이 나온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2020년 임단협에서 임금동결을 수용하면 3년 째 동결이 되는 만큼 강하게 반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노조로서는 영업이익을 본 2019년의 경영성과로 2020년 임단협을 진행하는 만큼 임금인상을 밀어부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2021년도 임금협상에서는 7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본 2020년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만큼 2020년 임단협보다 임금인상을 요구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제조·공급 총괄 부회장이 노조를 압박하는 영상 메시지를 낸 데 이어 24일 한국에 방문한다.
시뇨라 사장뿐 아니라 본사 차원에서도 노조를 압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영상을 통해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제조 원가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한국이 아닌 다른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르노삼성차 노조 관계자는 “24일 로스 모조스 부회장이 한국에 1박2일 일정으로 본사 차원의 메시지를 전하러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0년 임단협은 회사 차원의 제시안이 나와야 협상을 하는데 아직까지 회사가 제시하지 않아 진행된 내용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