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 배터리기업 CATL을 전기차 플랫폼 ‘E-GMP’에 배터리를 공급할 협력기업으로 또다시 선택했다.
2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플랫폼 E-GMP에 기반해 2023년 이후 출시할 전기차 3차 물량의 배터리 공급기업으로 CATL과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해 최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현대차그룹> |
SK이노베이션은 이번에 발주된 3개 차종 가운데 1개 차종의 배터리를 수주했다. 반면 중국 CATL은 나머지 2개 차종의 배터리를 따냈다.
CATL이 E-GMP를 기반으로 한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것은 16조 원 규모의 2차(아이오닉6 등) 물량을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으로 따낸 데 이어 두 번째다.
SK이노베이션은 10조 원 규모의 E-GMP 1차 물량 가운데 아이오닉5 물량을 단독으로 따냈으며 이번 3차 물량의 일부도 수주했다.
물량만 따졌을 때 CATL이 3차 물량의 절반 이상을 쓸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애초 E-GMP 3차 배터리와 관련해 기아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3개 차종과 현대차의 아이오닉7 일부 물량을 합해 모두 4개 차종, 9조 원대 규모로 발주를 진행했으나 이번에 아이오닉7의 배터리 공급기업 선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아이오닉7의 배터리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하고 있는 합작법인에서 생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차의 E-GMP 기반 전용 전기차 모델의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CATL의 3파전으로 펼쳐지고 있다. 삼성SDI는 배터리 세부사양 등의 문제로 아직 E-GMP 물량을 따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배터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CATL 물량까지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CATL은 한때 중국 정부의 일방적 지원에 힘입어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급성장했다. CATL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으로 세계 배터리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SNE리서치가 발표한 2020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CATL의 점유율은 24.0%를 보여 23.5%를 차지한 LG에너지솔루션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CATL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시장 점유율을 2019년 0.4%에서 2020년 6.5%까지 끌어올렸다.
CATL은 최근 중국뿐 아니라 유럽에도 대규모 공장을 신축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