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안전수칙만 제대로 지켰다면 노동자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의원은 19일 비즈니스포스트와 서면인터뷰에서 “포스코에서 지속적으로 산업재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회사의 비상식적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구조적 살인이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지난해 12월13일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현장을 직접 둘러보면서 명확한 ‘인재’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포스코는 2019년 조강 생산량을 기준으로 세계 5위에 오른 세계적 철강회사다. 조강은 용광로에서 나온 가공하지 않은 쇳물로 기업이나 국가의 철강산업 규모를 비교할 때 기준이 된다.
포스코의 잇따른 안전사고의 원인은 무엇인지, 산업재해와 관련해 포스코가 개선해야할 점은 무엇인지 노 의원에게 들어봤다.
- 포스코 제철소에서 안전사고가 지속해서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포스코에서 산업재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포스코가 노후설비를 교체하지 않고 안전수칙도 무시했기 때문이다.
포항제철소는 1981년에 4기 설비를 준공했고 광양제철소는 1988년에 2기 설비를 준공했다. 두 제철소의 안전설비가 적어도 30년 이상 된 셈이다.
실제로 2020년 12월13일 포항제철소 사고현장을 갔을 때 노후화로 계단을 올라갈 때 1명으로 인원을 제한하는 등 문제가 심각했다.
포스코에서 지난 5년 동안 43명이나 되는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것은 단지 운이 없어서가 아니라 회사의 비상식적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구조적 살인이었다.”
▲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뒤에서 두 번째)이 2020년 12월13일 고용노동부 관계자 및 포스코 관계자들과 포항제철소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노웅래 의원실> |
- 포스코의 대처는 어떠한가.
“산업재해와 관련한 처벌이 기껏해야 1천만 원 수준의 벌금이다 보니 포스코로서는 안전대책은 뒷전일 뿐이고 언제 또 다른 사고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018년 7월 취임한 뒤로 1조 원의 자금을 제철소 안전시설에 투자한다고 했었지만 노동자들은 계속 사망했다.
이에 비춰보면 안전대책은 뒷전이었고 언론플레이만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포스코 포항제철에 대해 2020년 12월17일부터 올해 1월11일까지 안전보건조치 준수 여부와 관련해 감사한 결과 331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이 발견됐고 중대한 위반만도 220건에 이른다.”
-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는데.
“최정우 회장이 갑자기 허리가 아파 앉아 있기가 힘들다는 이유로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 사유 신청서를 제출했다.
최정우 회장의 모습은 법원과 국회만 오면 갑자기 아파서 휠체어를 타고 환자복일 입고 나오던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을 떠올리게 한다.
며칠 전 최 회장이 포항제철소 안전사고 현장을 처음 방문했던 점에 비춰보면 청문회를 회피하기 위한 ‘꼼수’일 뿐이다.
만약 최 회장이 22일 국회 청문회 출석에 불응하면 동행명령을 통해 강제로라도 청문회에 출석시키겠다.”
- 앞으로 포스코 안전사고와 관련해 계획이 있다면.
“최정우 회장이 청문회에 출석한다면 포스코에 안전과 환경 등 ESG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하겠다.
이와 함께 국회 본회의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처리된 만큼 포스코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해 나가겠다.
포스코가 노동자에 대한 근본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죽음의 릴레이’는 멈추지 않을 것이므로 국회가 이를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노웅래 의원은 매일경제신문과 MBC 등 기자생활을 하다 2004년 서울마포구갑에서 당선돼 제17대 국회의원이 됐다. 19대와 20대에 이어 21대 총선에서도 서울 마포구갑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 지역구를 지키며 4선에 성공했다.
하도급법 개정안과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인 이른바 '김영란법'을 주도해 통과시켰다. 21대 국회에서는 환경노동위원회,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