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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지난 9월27일 미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
‘굼뜬 코끼리에서 야성의 수사자로.’
‘세계의 공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도경제를 비유한 말이다.
인도는 중국이 경기침체로 주춤하는 사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기업들이 잇달아 인도 진출 계획을 내놓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포스트 차이나’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5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15년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7.3%(IMF 집계)로 중국의 경제성장률(6.8%)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중국을 추월한 것은 16년 만이다.
인도경제의 높은 성장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인도가 2020년까지 7% 후반대의 고도성장을 지속하면서 2042년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도경제가 2025년께 일본을 제치고 2042년 미국마저 추월해 중국과 함께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한다는 것이다.
인도경제는 경제성장률뿐 아니라 외국인직접투자(FDI)에서도 중국을 추월해 고속질주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인도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는 모두 310억 달러로 중국(280억 달러)과 미국(270억 달러)을 제쳤다. 전년 상반기 120억 달러에 비해 약 2.5배 늘어난 규모다.
인도의 ‘부상’에 ‘모디노믹스’가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모디 총리는 2014년 5월 취임한 뒤 규제혁파를 정책 1순위에 올렸다. 그해 9월 제조업 육성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들고 나왔다. 그는 “효율적이고 쉬운 행정을 하겠다”며 “투자를 방해하는 관료주의적 규제를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이때부터 인도는 ‘느릿느릿한 코끼리’에서 ‘야성 넘치는 수사자’로 바뀌기 시작했다.
규제를 개혁한 이후 인도에서 모두 22쪽에 달했던 법인설립 필요 서류가 단 1쪽으로 줄었다. 이마저도 온라인으로 하면 된다.
인도의 성장잠재력은 매우 크다.
인도는 13억 인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52%가 25세 이하다. 매년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1200만 명 이상 늘어나는 ‘젊은 나라’다.
유엔(UN)에 따르면 인도 인구는 2022년 14억1800만 명으로 중국(14억900만명)을 추월하며 생산가능인구 역시 2020년대 중반이면 세계1위로 올라서게 된다.
소비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인도는 매달 30만대의 신차가 등록되는 세계4위의 자동차시장이며 2015년 휴대폰 판매량도 1억5천만대에 이른다.
인도는 경제성장이 내수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처럼 중국발 충격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경제구조가 구축돼 있다는 뜻이다.
노무라홀딩스의 로버트 수바라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경제가 계속 성장하려면 중국 외에 성장 주도국이 필요한데 최적의 국가가 바로 인도”라고 말했다.
KOTRA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인도는 한국의 8위 수출대상국이자 21위 수입대상국이다. 양국의 교역규모는 2011년 200억 달러를 넘어선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양국은 올해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업그레이드하기로 하는 등 교역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모디 총리가 도로 건설 항만 등 인프라 개선과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사업에 한국기업들의 참여를 요청했기 때문에 관련 분야에서 협력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