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전문경영인을 찾기 위해 수소문에 나섰다. M&A를 통해 꾸준히 몸집을 불려온 이랜드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내실을 다지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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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대표이사 자리를 사퇴한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 |
지난해 박성수 회장과 박성경 부회장은 대표이사 자리를 사퇴하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룹 부문별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맡게 됐다. 이랜드 측은 사업 부문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박성수 회장과 박성경 부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다. 박성경 부회장은 이랜드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인 ‘와팝(WAPOP)' 등을 맡고 있다.
이랜드는 외형적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고 특히 해외사업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계속된 사업 확장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랜드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그룹의 내실을 다지고, 박성수 회장의 글로벌 전략을 펼쳐나가려는 뜻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박성수 회장과 박성경 부회장의 대표이사 사퇴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연봉 5억 이상 등기이사 보수 공개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박성수 회장은 외부로의 노출 자체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분승계율 0%인 이랜드가 그룹 경영을 건실히 해 2세로의 경영 승계를 원활히 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박성수 이랜드 회장은 신년사에서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랜드는 2011년 만다리나덕, 2012년 코치넬리, 2013년 K-SWISS 등을 인수해 69개의 해외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미 패션 부문에서는 중국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섰다. 이랜드가 중국에서 달성한 매출 2조원은 국내 패션브랜드로서 처음이다.
2013년 이랜드는 총매출 10조4,000억원을 달성했다. 창사 33년만에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 역시 6,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였다. 올해는 영업이익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랜드가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면 1980년 이후 창업한 기업 중 대기업 계열이 아닌 회사로는 최초가 된다.
이랜드는 어느 기업보다 M&A에 적극적이다. 이랜드는 30여개 이상 기업을 사들였다. 이런 이랜드의 행보는 이랜드를 한때 재계 순위 30위권까지 올려놓았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랜드는 “그룹 규모에 비해 아직 조직적으로 유기적이지 못한 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