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년 만에 영업이익을 낸 HMM이 올해에도 컨테이너 운송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해운업계에서는 올해 HMM의 장기계약 운임이 2020년보다 인상될 것으로 전망돼 좋은 실적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MM 흑자 순항, 컨테이너 운임 오르고 선박연료 절감효과도 봐

▲ 배재훈 HMM 대표이사 사장.


일반적으로 컨테이너선박의 장기계약 운임은 계약을 맺는 시점의 스팟(단기운송계약) 운임을 참고하는데 스팟운임의 기준이 되는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2월10일 기준으로 2825.75포인트를 나타내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HMM의 주력 노선인 북미와 유럽 노선의 운임지수도 2021년 1월 말 기준으로 4천 포인트대를 보이면서 2020년 1월과 비교해 4배 가까이 높아진 모습을 보이며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선박연료인 고유황유와 저유황유의 가격 차이도 벌어지고 있어 HMM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글로벌 해운선사들은 지난해부터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배기가스에 함유된 황산화물 배출기준 상한선을 3.5%에서 0.5%로 강화하는 환경규제를 시행함에 따라 저유황유를 선박연료로 사용했다.

그동안 선박의 연료로 이용해왔던 고유황유를 지속해서 사용하려면 스크러버(탈황설비)를 설치해야 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설치시간도 걸릴 뿐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반면 HMM은 저유황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고유황유를 정제하는 스크러버 설치를 통해 두 연료 사이의 가격 차이를 이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재 HMM은 전체 선대의 81%에 스크러버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선박연료 정보제공업체 쉽앤벙커(Ship&Bunker)에 따르면 싱가포르 기준 저유황유(VLSFO) 가격은 2월12일 톤당 506달러를 보이고 있고 고유황유(IFO380) 가격은 톤당 379.5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두 선박연료의 가격 차이가 100달러를 넘어서고 있는 셈이다.

고유황유와 저유황유의 가격 차이가 커질수록 HMM처럼 고유황유를 쓰는 해운선사에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연료비는 해운선사 매출의 15~30%를 차지하는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고유황유를 쓰는 선사는 연료비를 줄일 수 있어 원가 절감효과와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유황유는 저유황유보다 가격 변동폭이 적어 비용통제가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올해 국제유가가 지난해와 달리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고 정제마진도 커질 것으로 예상돼 고유황유와 저유황유의 가격차이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MM은 지난해 인수한 2만4천TEU급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과 올해 인수할 1만6천TEU급 컨테이너 선박 8척에 스크러버를 장착해 당분간 고유황유와 저유황유의 가격 차이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HMM 관계자는 “컨테이너 운임지수도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고 선제적으로 스크러버를 설치한 전략도 잘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올해 우량화주 확보와 운영효율 증대 및 비용 절감방안을 더 강화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