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1-02-10 13: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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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차량용반도체 부족현상의 장기화를 예상하며 물량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10일 ‘차량용반도체 수급차질과 대응’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차량용반도체 공급차질의 핵심인 차량 전력제어용 마이크로콘트롤유닛(MCU)의 리드타임(발주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이 26~38주라는 점을 고려할 때 3분기까지 현재의 글로벌 공급 차질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현재 대만 TSMC가 글로벌 공급의 70%를 점유한 차량 전력제어용 마이크로콘트롤유닛 등의 공급 지연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연간 생산량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GM이 1월 특근 취소를 시작으로 2월 부평2공장 생산량 감축 등 차량용반도체 공급부족 여파가 커지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은 현재 수익성이 낮은 소형차와 비인기 차종 위주로 감산을 진행하고 있는데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면 주력 모델의 생산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국내 차량용반도체 공급 차질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바라봤다.
우선 정부에서 대만 등 주요 생산국에 차량용반도체 증산 협력을 요청해 단기 물량 확보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은 이미 대만 정부에 차량용반도체 증산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차량용반도체는 다른 시스템 반도체와 비교해 수익성이 낮고 가혹한 온도, 습도, 충격 조건에서 높은 안전성을 유지해야 해 신규업체의 진입이 용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업체를 통한 생산은 반도체 재설계, 시제품 안전성 확인 등에 최소 1년 이상 걸려 기존 파운드리업체의 증산이 사실상 지금의 공급부족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으로 꼽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공급 차질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삼성전자, DB하이텍 등 국내 파운드리업체를 통한 대체 생산 역량 확보도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차량용반도체는 국내 파운드리업체의 주력 생산품목이 아닌 만큼 정부의 신규투자 인센티브, 세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단기적으론 TSMC 등의 증산을 대만 정부에 요청하는 등 정부 차원의 국제협력 노력이 필요하나 장기적으론 국내 자동차업계와 반도체업계 사이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국내 차량용반도체 개발과 생산역량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