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유니버스'에게 인공지능(AI)서비스가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
인공지능서비스는 출시 전부터 다른 팬덤사업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유니버스의 강점으로 꼽혔지만 오히려 팬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엔씨소프트의 엔터테인먼트사업 플랫폼 '유니버스'. |
3일 IT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엔씨소프트는 엔터테인먼트사업 플랫폼 ‘유니버스’를 출시한 뒤 초반 시장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앱 분석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월28일 출시된 유니버스는 사흘 만인 1월30일 구글플레이에서 내려받기 10만 건을 넘어섰다.
앞서 나왔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위버스’는 2019년 6월11일 구글플레이에 공개된 후 1개월여 만에 내려받기 10만 건을 달성했다.
K팝 아이돌 팬들이 주로 모이는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유니버스에 관련된 이야기가 활발하게 오가고 있다.
입점한 가수에 따라 다르지만 팬이 가수로부터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프라이빗 메시지’ 등의 기능은 대체로 호평을 받고 있다.
화보나 채팅 외에도 팬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팬네트워크서비스(FNS) 등도 상대적으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엔씨소프트도 초반 기세를 이어가기 위한 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앞서 2일에는 가수 비(정지훈)와 성악가 조수미씨가 참여하는 유니버스 주제곡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엔씨소프트가 향후 CJENM과 합작법인을 세운다면 유니버스 플랫폼도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소통·인공지능 서비스에 더해 상품 판매 등이 추가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가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 인공지능서비스는 팬덤 커뮤니티에서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유니버스 인공지능 서비스는 입점 가수가 참여해 만든 인공지능 목소리와 이용자가 서로 통화할 수 있는 ‘프라이빗 메시지&콜’과 가수의 아바타로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있다.
그러나 유니버스 출시 이후 팬덤 커뮤니티에서는 프라이빗 메시지&콜 통화에 쓰인 인공지능 목소리가 이질적으로 느껴져 실제 사람과 통화하는 것 같지 않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또 프라이빗콜에 쓰인 대화 일부가 ‘왜 전화를 받지 않느냐’ 등 불친절한 말투로 느껴진다는 불만도 나왔다.
이 때문에 엔씨소프트가 기술력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면서 상대적으로 팬덤을 분석하는 데는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 서비스를 이용할 때 앱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스튜디오 아바타의 머리와 의상이 로딩되지 않는 등의 버그 문제도 속속 제기됐다.
유니버스 이용자들이 평가하는 구글플레이 평점도 3일 기준 2.1점(5점 만점)에 머무르고 있다. 평가글을 남긴 이용자 상당수가 인공지능 서비스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팬들은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아이돌을 좋아하는데 엔씨소프트에서는 인공지능이 먹힐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그건 말도 안 된다"라는 평가를 남겼다.
다른 이용자도 "인공지능 서비스에 많은 투자와 기술력을 쏟은 것은 알겠지만 너무 기괴하고 정이 안 간다"며 "서비스를 정리하고 서버를 탄탄하게 세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양보다 질’에 중점을 두고 유니버스 이용자로부터 불만이 제기된 부분의 업데이트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