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성장의 일등공신 노소영, 최태원에 반격하나  
▲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할 뜻을 품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관장은 모든 문제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강조하며 가정을 지키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 회장이 노 관장과 이혼하고 새 출발하고 싶다는 소망을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에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

노 관장은 “모든 것이 내가 부족해서 비롯됐다”며 “이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29일 한 매체가 보도했다.

최 회장이 가정불화, 이혼결심, 내연녀와 혼외자 존재 등의 사실을 고백한 편지를 작성한 것은 지난 26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기업인’이 아닌 ‘자연인’의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비춰 회사 관계자들과 미리 논의를 거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노 관장의 말대로라면 최 회장이 이번 사안에 대해 노 관장과 사전에 협의나 양해를 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일반적 이혼절차는 협의이혼과 조정신청, 이혼소송 등 세 가지다. 협의이혼은 당사자가 이혼과 위자료, 재산분할 등에 합의한 뒤 이혼서류를 법원에 내면 숙려기간을 거쳐 이혼에 이른다.

당사자간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원에 조정신청을 낼 수 있다. 이 때 조정위원이 위자료, 재산분할 등에 합의를 이끌어 내고 이 과정에서 합의가 되지 않으면 재판을 통해 이혼절차를 밟게 된다.

최 회장의 입장에서 노 관장이 이혼에 동의하지 않으면 사실상 이혼소송을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 회장의 경우 이혼재판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법원이 유책주의에 입각해 혼인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이혼청구를 기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법적 혼인관계에 있는 상황에서 다른 여성과 관계를 맺고 혼외자까지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물론 최근 혼인파탄 책임이 있는 배우자에게도 이혼요구 기회를 확대하는 판례도 있다.

최 회장의 재산은 SK그룹의 지주사 SK 지분을 비롯해 4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노 관장은 지주사 SK 지분 0.01%, SK이노베이션 0.01% 등 지분 외에 SK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

만일 실제 이혼절차를 밟게 될 경우 막대한 재산분할과 위자료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혼하면 부부가 재산을 절반씩 나누게 된다. 하지만 재산형성 과정에 기여도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비율도 달라질 수 있다.

노 관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이다. 두 사람은 미국 시카고대학 유학시절 만나 1988년 결혼했다. 노 전 대통령이 이미 집권한 뒤였다. 당시에도 재벌가와 대통령 집안이 사돈관계로 맺어졌다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SK그룹이 노태우 정부에서 특혜를 입은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물론 SK그룹은 전신인 선경 시절에도 박정희 정권의 비호 속에 사업영역을 크게 넓히며 재벌그룹의 반열에 올랐다.

SK그룹이 5대 재벌그룹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한 결정적인 계기는 19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 인수와 1992년 제2이동통신사업자에 선정된 것이다. 모두 SK그룹이 노태우 전 대통령과 혼맥으로 이어지기 전후의 일이다.

이 두 건에 노 전 대통령이 개입됐다는 것은 재계의 정설로 남아있다. SK그룹은 이에 힘입어 정유(SK이노베이션)와 통신(SK텔레콤)을 양날개로 얻으면서 굴지의 재벌기업으로 도약했다.

이 때문에 노 관장이 재산분할에서 현금이나 다른 자산보다 그룹 성장과정에서 기여도를 내세워 SK텔레콤의 지분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 나돈다.

노 관장은 결혼 이후 미술관 운영이나 사회공헌 활동 외에 경영전면에 나선 적이 없다. 그러나 노 관장이 시카고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는 점에서 향후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