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생활가전사업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 신기록을 썼다.
LG전자는 2020년 연결기준 매출 63조2620억 원, 영업이익 3조1950억 원을 달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1.1% 증가해 처음으로 연간 3조 원을 넘었다. 매출도 1.5% 늘어 4년 연속 60조 원을 웃돌았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연간 매출 22조2691억 원과 영업이익 2조3526억 원을 거둬 각각 역대 최대 실적을 보였다. 연간 영업이익률(10.6%)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지난해 4분기 LG전자 매출은 18조7808억 원, 영업이익은 6502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6.9%, 538.7% 증가했다.
사업본부별 4분기 실적을 보면 H&A사업본부는 매출 5조5402억 원, 영업이익 2996억 원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4분기 가운데 가장 많다.
세계시장에서 고르게 매출이 늘고 원가 구조가 개선돼 수익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TV를 맡은 HE사업본부는 매출 4조2830억 원, 영업이익 2045억 원을 냈다.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늘어 8분기 만에 매출 4조 원대를 회복했다. 액정디스플레이(LCD)패널 가격이 상승했지만 올레드(OLED)TV, 나노셀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확대되며 영업이익도 좋아졌다.
모바일사업을 하는 MC사업본부는 매출 1조3850억 원, 영업손실 2485억 원을 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가 감소하고 4G스마트폰에 탑재하는 반도체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VS사업본부(전장)는 매출 1조9146억 원, 영업손실 20억 원을 봤다.
완성차업체가 하반기에 코로나19의 악영향에서 점차 벗어나며 전장 부품의 매출이 늘었다. 또 원가구조가 개선돼 전년 같은 기간 대비해 영업손실이 감소했다.
기업 사이 거래(B2B) 전문인 BS사업본부는 매출 1조5085억 원, 영업이익 703억 원을 거뒀다.
노트북이나 모니터와 같은 IT제품 수요가 늘어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다만 주요 부품의 가격 상승, 물류비 인상 등으로 영업이익은 2019년 4분기보다 소폭 감소했다.
LG전자는 올해 모든 사업 영역에 인공지능, 5G, 사물인터넷(IoT), 모빌리티 등 핵심 기술을 광범위하게 접목해 고객가치 기반의 성장과 변화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H&A사업본부는 원가구조 개선과 자원 투입 최적화에 노력한다. HE사업본부는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한다.
VS사업본부는 올해 흑자전환을 위해 수익 창출기반을 확보한다. 또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고 전기차 부품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을 조기에 안정화하기로 했다.
BS사업본부에서 IT사업은 비대면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 상업용 디스플레이사업은 교육, 기업 등 특정 고객군을 집중 공략한다. 태양광사업은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매출을 확대한다.
MC사업본부의 올해 전략은 따로 나오지 않았다. LG전자는 현재 MC사업본부에 관해 매각이나 사업 축소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모바일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