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에서 사용한 염화칼슘 탓에 지하수 오염 피해를 봤다며 화훼농가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마사회가 최종 승소했다.

29일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화훼사업을 하는 A씨가 마사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마사회가 뿌린 염화칼슘이 지하수 오염시켰다고 보기 힘들어”

▲ 대법원 전경.


대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손해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14년 2월부터 경기도 과천시 일대에서 분재 재배를 시작했는데 분재가 고사하자 마사회에서 사용한 염화칼슘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마사회가 경마장의 결빙 방지를 위해 대량으로 사용한 염화칼슘이 지하로 스며들어 분재 재배에 사용된 지하수를 오염시켰다고 본 것이다.

A씨는 온실 근처 지하수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하수의 염소이온 농도가 생활용수의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이를 토대로 마사회에 분재 구입비, 온실 임대료 등 2억7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일부 인정해 마사회에게 8천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경마장이 아닌 농가 인근 도로에 뿌려진 염화칼슘으로 지하수가 오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마사회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수질검사 시료가 마사회의 동의 없이 A씨가 일방적으로 채취한 것이어서 피해를 입증할 증거로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 경마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염소이온 농도가 가까운 곳보다 높게 나타나는 사례도 2심 판결의 근거가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