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화건설 및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광호 사장은 매출규모가 큰 사업이라도 이익률이 높지 않으면 사업을 할 이유가 없다고 여길 만큼 수익성을 중심에 놓고 있으며 이를 위해 개발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파악된다.
개발사업은 부지 매입부터 설계, 시공, 운영까지 아우르는 사업으로 단순히 시공만을 맡는 사업보다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최 사장은 친환경에너지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풍력발전에 진출하면서도 초반부터 개발사업 중심으로 펼쳐 수익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건설은 25일 장기적으로 개발사업 중심의 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최 사장이 “친환경에너지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연장선이다.
최 시장은 지난해 말 풍력사업팀을 풍력사업실로 확대개편하는 등 조직을 강화하며 사업확대에 의지를 내비쳤다.
한화건설의 풍력발전사업 본격화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뜻도 담겨 있다.
김승연 회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글로벌 신재생에너지분야를 이끌기 위해 환경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며 그룹 차원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풍력발전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며 "사업 발굴부터 시공, 운영 등을 아우르는 개발사업 위주의 구조를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은 400MW급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전라남도 신안 우이 해상 풍력발전사업 개발을 주관하고 있다. 육상 풍력발전에서는 경상북도 영천과 강원도 영월 등에 모두 100MW 규모의 풍력 발전단지의 개발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충청남도 보령에서는 해상 풍력발전단지 개발을 위한 풍황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가 풍력발전사업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도 한화건설의 시장 진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2월29일 정부는 2034년까지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발전 비율을 25.8%까지 늘리기 위해 풍력 인허가 통합기구를 도입하고 규제를 완화한다는 '제5차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이용·보급 기본계획'을 내놨다.
풍력발전이 포함된 신재생에너지 관련 그린뉴딜에서는 2025년까지 국비 9조2천억 원을 포함해 모두 11조3천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생에너지사업 진출은 올해 한화건설의 채권 발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한화건설은 KB증권과 NH투자증권 주관사로 2년물 500억 원 규모로 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최대 1천억 원까지 증액발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5월 1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서 매수주문을 받지 못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금융 및 증권업계에서 ESG 관련 사업의 가치를 높게 매기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회사채 공모는 지난번과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풍력과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했던 SK건설이 지난해 11월 회사채 발행에서 7860억 원의 매수주문을 받은 사례도 있다.
최 사장은 건설분야에서도 디벨로퍼로 사업 추진에 적극적이다.
한화건설은 2019년 서울역 북부역세권과 영종도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2020년 대전 역세권 등 개발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미국에서도 개발사업을 추진한다는 목표를 두고 현지법인을 만들었고 이라크에서는 비스마야 프로젝트 같은 개발사업 확보에 나섰다. 2019년 10월에는 베트남에서 빈증신도시 개발사업 참여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