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는 20일 경남도청에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 5개 기관과 ‘하이퍼튜브 등 친환경 미래 철도 구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이퍼튜브는 진공에 가까운 상태의 튜브 안을 최고 시속 1200km로 주행하는 초고속 육상교통 시스템을 말한다.
국제선 항공기가 시속 800~1천 km의 속도로 비행한다. 하이퍼튜브의 시속 1200km 속력은 음속(시속 1220km)에 가까우며 기존 초고속열차인 KTX의 시속 350km와 비교해도 약 3배 빠르다.
하이퍼튜브는 아직 실제 운행은 없고 연구를 위한 테스트베드 선정 단계이다. 현재 철도연구원 모형실험에서 시속 1천 km에 가까운 속도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협약식에는 김경수 도지사와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유동욱 한국전기연구원 연구부원장, 이정환 한국재료연구원장, 안완기 경남 테크노파크 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경남도와 5개 기관은 △하이퍼튜브 기술 연구개발 △수소열차 기술 연구개발 △남부내륙고속철도 등 철도 대중교통 발전방안 △친환경 미래 철도 과학기술 연구 및 현장 적용을 통한 K-뉴딜 성과 도출 △철도기술 개발을 위한 정보 교류 및 산·학·연 상호교류 지원 등에 협력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하이퍼튜브가 실용화되면 전국을 'X자' 네트워크로 구축해 경남 창원에서 서울까지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김 지사는 이날 협약식에서 “이번 협약식이 하이퍼튜브를 포함한 친환경 미래 철도뿐만 아니라 수소열차와 고속철도까지 철도기술연구원의 연구개발 역량이 잘 결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동남권지역의 자동차, 철도, 항공우주 관련 업체들이 같이 협력하는 체계를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경남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동남권 메가시티의 산업들을 한 데 모을 뿐 아니라 철도를 통해 경남도 안팎의 인구 이동과 물류에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경남도와 수도권 사이에 '고속도로'가 새로 뚫린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경남은 미래 철도기술을 연구하는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과 한국재료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현대로템, 두산메카텍 등 기업, 창원대학교 지역혁신 선도연구센터 등 산·학·연 기관을 잘 갖추고 있다.
게다가 동남권 메가시티 참여 지역인 울산은 수소 그린모빌리티 주력 육성지역으로 수소자동차뿐 아니라 수소 생산과 보급도 연구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부산의 주력산업인 첨단기계부품, 경남의 주력산업인 스마트부품산업도 수소 고속철도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울산의 또 다른 주력산업인 해상 풍력발전사업과 부산·경남이 함께 추진하는 의료관광 플랫폼 구축에도 하이퍼튜브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2019년 내놓은 ‘부산지역 인구이동에 관한 분석’ 보고서를 보면 부산지역의 인구는 주로 경남지역과 수도권으로 움직였다.
경남의 양산 신도시 및 김해시 개발로 부산 인구가 주거를 목적으로 경남 쪽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수도권으로 가는 인구 이동은 고학력층을 중심으로 직업활동을 위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남권 메가시티 추진과 함께 수도권과 경남을 연결하는 초고속 열차와 동남권 광역대중교통망 구축이 이뤄진다면 경남을 중심으로 한 주거지역의 음식점, 소매·서비스업과 부산·울산을 중심으로 한 고도 산업화지역이 서로 짝을 맺어 함께 살아갈 기반이 마련된다. 취업을 이유로 동남권을 떠나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인구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경남도 관계자는 이날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초고속열차 테스트베드사업 공모를 통과하기 위해 이번 협약을 추진했다”며 “기술이 완성되면 경남뿐만 아니라 동남권 전체를 연결하고 수도권과도 연결해 수도권 집중현상을 해결하며 사회 전환의 변화를 낳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