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21-01-19 15: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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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가 KT 외부에서 금융권 인사를 영입해 실적 개선과 추가 유상증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음 케이뱅크 행장 최종후보에 오른 서호성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부사장은 금융권 전반을 두루 걸친 전략 전문가로 꼽힌다.
▲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내정자.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 내정자 선임을 두고 케이뱅크가 겪고 있는 재무적 약점을 해결하기 위한 선택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 내정자는 1992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베인앤컴퍼니 이사, 현대카드 전략기획실장, 현대카드 마케팅본부장, HMC투자증권 자산관리 사업본부장, 현대라이프생명보험 경영관리본부장 등 금융권 전반을 두루 거쳤다.
2003년 현대카드에서 전략기획실장을 맡으며 ‘신용카드 대란’ 파동으로 위기에 처한 현대카드 턴어라운드(Turn Around) 전략을 수행해 결국 흑자전환까지 이뤄낸 주역으로 꼽힌다.
KT가 이문환 전 케이뱅크 행장 사임 이후 과감하게 외부출신 행장을 내정하며 케이뱅크 성장을 위한 새판을 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KT가 주도해 설립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케이뱅크 준비법인 안효조 대표이사부터 1대 심성훈 행장, 2대 이문환 행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KT 출신 인물이 이끌어왔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워 디지털 기술력에서는 경쟁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에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을 은행권 최초로 선보이는 등 오히려 기술력에서는 앞서는 모습도 보였다.
반면 케이뱅크는 재무적 부분에서 성장에 발목을 잡혀왔다. 케이뱅크는 2019년 KT가 대주주로 오르는 길이 막히며 대출영업을 1년가량 중단했다.
지난해 7월 자회사인 BC카드를 대주주로 내세워 4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이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케이뱅크의 청사진이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 등 3대 주주만 유상증자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카카오뱅크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케이뱅크는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출신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꾸준히 거론되던 이유다.
이에 더해 올해는 인터넷전문은행시장에 경쟁이 더 치열해져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기업공개(IPO)에 나서고 토스뱅크는 최근 예비인가를 획득하고 상반기 안에 영업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후발주자인 토스뱅크는 소매금융과 중소기업금융 등을 주력으로 하는 챌린저뱅크를 모델로 삼고 있어 중금리시장에 강점있는 케이뱅크와 주요 고객층이 겹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케이뱅크는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은 서호성 내정자를 선임해 실적 개선과 추가 유상증자에 시동을 걸려는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올해부터 전월세자금대출과 중금리사잇돌대출 등 대출상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는데 서 내정자를 대출 영업확대를 위한 사업전략 수립에 적임자로 점찍은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올해 출범 5년차를 맞는다. 증권업계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올해부터 비용 절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대출영업 확대로 실적 개선 가능성을 보여줘야한다.
시장 점유율 확대 등 시장에서 지속성장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해야 추가 유상증자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 안에 추가 유상증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다방면으로 투자자를 찾고 있다.
서 내정자는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서 근무하고 한국타이어에서 글로벌 전략을 담당하는 등 해외투자 유치에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 내정자는 이른 시일 내 열릴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케이뱅크 3대 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케이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관계자는 “서호성 행장후보자는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풍부한 경험을 갖췄을 뿐 아니라 기업 가치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과 마케팅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며 “여기에 투자유치 및 인수합병(M&A), 글로벌 감각까지 갖춰 추가 증자와 퀀텀 점프(단기간에 이뤄지는 급격한 실적 호전)를 모색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다음 선장으로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