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 1위 쌍용양회 인수전에 업계 2위 한일시멘트와 기존 쌍용양회 주주인 한앤컴퍼니가 맞붙었다.
22일 쌍용양회 공개매각 본입찰에 한일시멘트와 한앤컴퍼니가 최종 입찰에 참가했다.
쌍용양회 매각협의회는 산업은행과 신한은행 등이 보유한 지분 46.14%를 매각하기 위해 공개매각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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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재민 쌍용양회 사장. |
매각되는 지분의 가치는 시가 기준으로 6천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8천억 원 정도에 매각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양회는 지난해 기준으로 시멘트시장 점유율 22%로 업계 1위다. 쌍용양회를 인수하면 자회사인 쌍용해운, 쌍용머티리얼, 쌍용정보통신, 쌍용레미콘 등 경영권도 확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예비입찰에 7곳이 인수의향을 나타내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본입찰 열기는 다소 사그라들었다. 최근 쌍용양회가 2대주주 태평양시멘트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점과 시멘트업계 담합 과징금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일시멘트는 시멘트업계 2위다. 시멘트업계 재편과정에서 시장지배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인다. 이 때문에 아세아시멘트와 컨소시엄을 이뤄 동양시멘트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으나 레미콘기업인 삼표에게 밀리며 업계 1위 도약의 꿈을 미뤄야 했다.
한일시멘트는 시멘트업계에서 가장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추고 시멘트·레미콘·몰탈 등 이상적 사업구조로 현금동원력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양시멘트 인수전에서 패배한 한일시멘트가 이번에 절치부심해 쌍용양회를 끌어안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앤컴퍼니가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다고 평가한다. 한앤컴퍼니는 매각협의회의 일원으로 지분 매각의 주체이기도 하다.
한앤컴퍼니는 한앤코시멘트홀딩스를 통해 쌍용양회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내부사정에 밝은 데다 지분인수 비용이 그만큼 절감되기 때문에 인수전에서 한일시멘트보다 한 발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앤컴퍼니는 시멘트업계의 큰 손이다. 2012년 인수한 대한시멘트, 한남시멘트 등을 통해 슬래그시멘트 분야 국내 최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슬래그시멘트 원료를 생산하는 포스화인을 인수하며 시멘트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한앤컴퍼니는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한앤컴퍼니는 동양시멘트 소수지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으나 경영권이 포함되지 않은 지분 인수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최종적으로 인수를 포기했다.
쌍용양회 2대주주인 태평양시멘트는 쌍용양회 매각 본입찰이 진행된 데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태평양시멘트는 “쌍용양회 지분 일괄인수를 제안했으나 매각협의회가 무리하게 본입찰을 강행했다”며 “더 큰 혼란과 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평양시멘트는 매각협의회와 쌍용양회 우선매수청구권 확인소송을 벌이고 있다. 태평양시멘트는 매각절차 중지를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