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는 올해 들어 5거래일 동안 28.13% 오르며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이 상승했다. 현대차 다음으로 주가가 많이 오른 LG화학의 상승률 21.21%를 크게 웃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의 평균 주가 상승률인 12.05%보다도 2배 이상 높다. 이에 따라 현대차 시가총액 순위는 현재 6위로 지난해 말 9위에서 3단계 상승했다.
현대차뿐 아니라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 주가도 올해 들어 크게 올랐다.
현대위아(60.56%)와 현대모비스(40.70%), 현대로템(29.94%) 주가는 현대차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현대비앤지스틸(24.11%)과 현대제철(18.06%), 현대오토에버(14.57%), 이노션(11.24%) 등은 10% 이상 올랐고 기아차(9.46%)와 현대글로비스(9.24%) 등도 10%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보였다.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인 현대차증권도 7.54% 올랐다.
현대차그룹 12개 상장계열사 주가의 지난 일주일 평균 상승률은 21.92%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9.70%를 훌쩍 뛰어넘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전기차시장이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에 애플과 함께 전기차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계열사 주가가 크게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산업에서 계열사를 통해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춘 만큼 현대차와 기아차의 시장 지배력 강화는 계열사의 경쟁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가 상승은 미래 성장성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측면에서 지배구조 개편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말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한 공정거래법 개정 등으로 현대차그룹이 올해 상반기 안에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만큼 개편 과정에서 수조 원 규모의 계열사 지분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계열사의 분할과 합병 등을 동반할 가능성도 있어 무엇보다 각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높여 주주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모비스를 분할한 뒤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다 중도에 철회한 경험이 있는데 당시에도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해 주주들의 동의를 끌어내지 못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18년에도 확인했듯 현대차그룹의 성공적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서는 주주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현대차그룹이 주주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과 미래 성장성 입증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이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현대차그룹은 전통적 제조업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그동안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는데 지금은 글로벌 전기차시장 확대를 향한 기대감을 오롯이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미래차시장 경쟁력 강화를 지배구조 개편의 주요 이유로 꺼내든다면 시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큰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지배구조 개편 추진 당시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그룹의 재원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각 계열사의 사업 역량을 높이겠다”며 미래사업 경쟁력 강화를 지배구조 개편의 주된 이유로 꼽았지만 시장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 주가의 좋은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을 향한 기대감을 키우는 뉴스가 연말과 연초에 집중하면서 현대차 등 자동차분야 투자에 강한 베팅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렇게 미래를 선반영하는 분위기는 다음주 시작하는 CES 2021을 통해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