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T-50 훈련기가 추락하는 악재를 만났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추진하는 T-X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아디수십토공항에서 17일 열린 에어쇼에서 T-50훈련기가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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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
T-50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첫 초음속 비행기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11년 인도네시아에 T-50을 개량한 T-50i 16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인도네시아 공군은 이 가운데 8대를 곡예비행용으로 사용해 왔다.
우리 공군도 T-50 48대를 실전에 배치해 훈련기로 운용하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1일 “우리 공군도 T-50 훈련기에 결함이 있는지 자체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50 훈련기가 배치된 이후 국내에서 2번의 추락사고가 발생해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모두 기체결함이 아닌 정비미비 때문으로 결론이 났다.
이 때문에 한국항공우주산업은 T-50 해외 수출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해외에서 T-50 추락사고가 발생하면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진행하는 T-X사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T-50의 성능을 개선해 2017년 기종 선정에 나서는 미국 고등훈련기(T-X) 교체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T-X사업은 교체물량 350대에 10조 원 규모로 예상되는 큰 사업이다.
여기에 미국 우방국 수요까지 포함하면 최대 2천 대, 사업비 규모는 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17일 경남 사천에서 열린 수출형 T-50 공개기념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박 대통령은 당시 “오늘은 T-50이 T-X로 다시 태어나는 뜻 깊은 날”이라며 “T-X의 미국 수출이 성공하면 7조3천억 원의 산업 파급효과와 4만3천 명의 일자리 창출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T-50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5개국에서 200대 이상 계약한 점을 들어 T-X사업에서 경쟁사보다 앞서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번 사고원인이 기체 결함에 있을 경우 T-X사업 전선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이번 사고 원인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명하는데 인도네시아와 관계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인도네시아가 단순히 T-50 수출국가 중 하나가 아니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추진하고 있는 최대사업인 한국형전투기(KF-X) 공동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협력파트너이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인도네시아와 지난달 22일 한국형전투기 공동개발 가계약을 맺었다.
인도네시아가 개발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들이 나온 가운데 가계약을 맺은 것이기 때문에 서로 관계가 틀어지는 일을 피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기술진을 인도네시아로 보내긴 했지만 인도네시아의 공식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사고 원인파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정부가 요청하면 현지에서 사고원인 조사에 나설 것”이라면서 “하지만 요청이 없으면 직접 조사할 수 없다”고 말했다.
21일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는 전일 대비 3.23% 떨어진 7만7900원으로 장을 마쳤다.
T-50 추락사고 소식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