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배 대상 대표이사 사장이 중국과 베트남에 신규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중동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31일 대상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임 사장은 청정원과 종가집 신선식품을 카타르와 이라크 등 현지 핵심 유통채널에 내놓으며 중동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 사장이 중동시장을 선택한 배경에는 4억 명의 인구가 모여 있는 데다가 김치와 고추장 등 한국 식품을 향한 관심이 커지면서 성장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임 사장은 ‘무슬림이 사용하거나 소비하도록 허용된’이라는 의미를 지닌 할랄(halal) 인증을 받은 제품과 함께 현지 음식문화에 맞춘 마케팅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톰슨로이터가 추산한 할랄 제품과 서비스시장 규모는 2017년 2조1천억 달러(2316조3천억 원)에서 2023년에는 3조 달러(3309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상은 2020년 하반기 카타르에서는 김치, 두부, 떡류, 단무지 등을 까르푸, 룰루, 스파, 모노프릭스 등 모두 21개 점포에 입점했다. 이라크에서는 김치, 컵쌀국수, 장류, 조미김 등 상온식품을 쿠르드 족이 사는 쿠르디스탄 지역의 까르푸, 마지디 몰 등에 입점했다.
임 사장은 카타르와 이라크 외에도 사우디, 이스라엘, 요르단 등에 진출하기 위해서 국가별 핵심채널을 중심으로 현지 거래처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임 사장은 중동에 교민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해 시식행사와 제품을 활용한 메뉴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현지 입맛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대상 관계자는 “한국식품을 향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중동은 아직 다른 지역에 비해 한식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 개척해 나가야 하는 곳이다”라며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현지상황에 맞춰 특화된 마케팅활동을 전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임정배 사장은 30년 동안 대상에서만 근무하면서 2017년 식품부문 대표이사에 올랐고 2020년 초부터 단독대표를 맡고 있다.
임 사장은 대표에 취임했을 때부터 해외공략에 초점을 맞췄는데 2019년 해외법인 순이익이 2018년보다 165.7%나 증가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임 사장은 중동시장 뿐만 아니라 중국과 베트남에서도 사업확장에 박차를 가해왔다.
대상은 약 250억 원을 투자해 설립한 중국 롄윈강 공장을 2020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대상은 중국사업에서 김치, 컵떡볶이, 밀키트 등을 앞세워 최근 3년 동안 2배 가까이 매출 성장을 이뤘으며 2020년 매출은 670억 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산된다.
대상은 2030년 중국에서 매출 5천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제품 라인업과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또한 대상은 베트남에서도 2020년 10월 4번째 생산공장 ‘하이즈엉 공장’을 가동하면서 해외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장가동과 함께 소스와 편의식 등 21개 신제품을 출시했다.
임 사장의 해외사업 확장 노력에 따라 대상의 실적도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대상의 해외매출은 2015년 4873억 원에서 2019년 9114억 원으로 꾸준히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상의 해외사업 확장이 현지 수요를 감안할 때 순항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상은 성공적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있고 코로나19 영향에도 해외 자회사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어 전체 영업이익에서 해외사업의 기여도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