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내년 1월경 결정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인사와 내년 4월에 있을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김 사장의 거취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29일 서울주택도시공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김 사장은 변 장관이 그동안 강조해온 서울의 저층주거지 고밀도 개발방안을 추진하는 데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다음 시장이 선출될 때까지 김 사장이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의 직무대행 형식으로 자리를 지키게 됐기 때문이다. 김 사장의 임기는 원래 이달 31일까지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서울시 아래 기관으로 사장은 서울시장이 추천하고 서울시의회의 동의를 받아 임명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2021년 4월7일 치러지는 데 이날 선출된 서울시장이 다음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을 임명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빨라야 내년 5월경 새 사장이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주택도시공사를 이끌었던 변 장관의 뒤를 이어 2018년 1월부터 서울주택도시공사를 이끌어왔다.
김 사장은 그동안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에 발맞추며 서울시의 주택공급을 늘리는 데 힘을 쏟아왔다.
변 장관이 토지주택공사 사장으로 재임했을 때 함께 서울시를 대상으로 공공임대주택 확대정책을 이끌었다.
정부가 8월에 내놓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포함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도 김 사장이 고안한 것이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입주자가 주택의 일정 지분을 사들인 다음 20~30년 동안 임대료를 내면서 남은 지분도 천천히 매입해 최종적으로 주택을 100% 소유하는 방식을 말한다.
김 사장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적은 자본으로 최장 30년에 걸쳐 주택을 구입하는 지분적립형 주택을 통해 청약가점이 낮지만 집을 살 능력이 있는 젊은 중산층들을 공공 공급의 울타리 안으로 적극적으로 포옹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서울에 주택을 공급할 만한 대규모 택지 후보지가 없는 점을 감안해 도로 위의 주택용 인공대지와 공영차고지 등 공공 유휴부지를 활용해 청년과 신혼부부 중심으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콤팩트시티’에도 힘을 실어왔다.
이 때문에 앞으로 강력한 주택공급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변 장관과 함께 호흡을 맞춰 서울의 주택공급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 4월에 있을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장이 야당에서 나온다면 그동안 추진됐던 서울시 주택사업의 방향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서울시장이 나온다면 김 사장이 1년 연임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문재인 정부의 남은 1년 동안 변창흠 국토부 장관과 새로 임명될 토지주택공사 사장, 김세용 사장이 함께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서울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 오는 서울시장의 임기가 2022년 6월로 취임 이후 약 1년2개월 밖에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김 사장이 임기를 더 이어갈 공산이 크다.
김 사장이 토지주택공사 사장 등 다른 자리로 이동할 가능성도 나온다. 변 장관의 후임으로 토지주택공사 다음 사장 자리에 김 사장이 거명되고 있다.
토지주택공사는 29일부터 내년 1월5일까지 변 장관의 뒤를 이을 후임 사장을 공개 모집하고 있다.
김 사장은 대진대에서 전임강사로 시작한 이후 대진대와 건국대를 거쳐 모교인 고려대 건축공학과에서 10년 이상 교수로 일하며 학계에 모두 20년 이상을 몸담은 교수출신 사장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 관계자는 “내년 1월부터 김 사장은 사장 직무대행으로 서울주택도시공사를 이끌게 된다”며 “내부에서도 내년 4월 서울시장 취임 이후 다음 사장이 새로 온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는데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