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이 매력적 매물로 탈바꿈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두산건설은 철도건설사업, 주택사업 등에서 수주를 늘리며 사업 정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매물로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재무구조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두산건설 수주 적극적, 매력적 매물 탈바꿈 위해 재무구조 개선도 절실

▲ 김진호 두산건설 대표이사 사장.


29일 두산건설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두산건설은 4분기 철도건설사업, 주택사업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매각 관련 움직임이 활발했던 2~3분기에 수주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두산건설은 특히 철도건설사업에서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서부선 경전철사업에 이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노선사업에도 뛰어들 것으로 예상돼 굵직한 철도사업 수주전에 모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기획재정부가 서울 서부선 경전철사업의 사업자 선정 공고를 심의한 뒤 의결하자 두산건설은 롯데건설, 한화건설, 계룡건설산업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공모에 참여하기로 했다. 

두산건설은 2017년 서울시에 서울 서부선 경전철사업을 제안한 사업제안자이기도 하다. 

서울 서부선 경전철사업은 서울 은평구 새절역과 관악구 서울대입구역을 16.2km의 철도로 연결하는데 사업자로 선정되면 30년 운영권을 보유하게 된다. 

신촌, 여의도 등 도심지역과 은평구 주거지역을 잇는 노선이라는 점에서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함께 두산건설은 GTX-C노선 사업에서 대형건설사나 은행이 이끄는 컨소시엄에 합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건설은 신분당선, 중부내륙선 등 풍부한 철도 시공경험을 갖추고 있지만 총사업비가 4조3587억 원에 이르는 GTX-C노선 사업을 주도할 만한 재무적 역량은 갖추지 못했다.  

이 때문에 컨소시엄 지분 5~10%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두산건설은 4분기에 주택사업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부산 사하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사하’는 15일 일반분양 물량 1301세대의 1순위 청약을 진행했는데 경쟁률이 16.3대1에 이르렀다. 

이는 부산 사하구에서 이뤄진 아파트 청약 가운데 가장 경쟁률이 높은 것이다. 

두산건설의 주택브랜드 위브가 올해 매각 추진에 따른 홍보 공백에도 브랜드 인지도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볼 수 있다. 

두산건설은 서울 노원구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에도 뛰어들어 내년 초 시공사 선정결과를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111-206번지 일대에 아파트 2200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다. 

사업비는 4775억 원으로 두산건설과 대우건설-동부건설 컨소시엄이 입찰에 참여했다. 

다만 두산건설이 사업 정상화에 속도를 내더라도 재무구조가 여전히 부실하다는 점은 새 주인을 찾는 데 문제가 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3분기까지 영업이익을 금융이자 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0.5를 나타냈다. 금융이자 비용이 영업이익의 2배 수준이라는 뜻이다. 

건설사 이자보상배율은 1을 웃돌아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을 넘어야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데 두산건설은 대출 이자 등에 너무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두산건설은 3분기까지 매출 1조3633억 원, 영업이익 238억 원, 순손실 1417억 원을 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순손실은 5배 넘게 확대됐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건설 매각은 사업 정상화보다 부실채권 청산, 4천억 원 규모로 알려진 시행사 연대보증 등 재무 관련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