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임원인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신동빈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경영권을 장악했지만 경영권 분쟁이 더욱 깊어지고 있어 인사를 통해 향후 경영구도를 어떻게 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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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그룹 관계자는 17일 “정기 임원인사가 12월 하순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계열사 이사회가 마무리되는 22일 이후 인사가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사장단 인사의 경우 예우 차원에서 공식 발표 전에 개별적으로 당사자에게 미리 통보한다.
이번 인사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전쟁’을 벌이고 있어 대대적 물갈이는 자칫 전열을 흐트러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의 최일선에 있는 정책본부를 비롯해 신동빈 회장의 측근들은 이번 인사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인원 정책본부장 부회장과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 사장은 그룹 순환출자고리 해소와 호텔롯데 상장 등 지배구조개선 작업을 주도하고 있어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실장 사장과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 역시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어 자리 이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와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 등은 크고 작은 문제가 있었지만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홍균 대표의 경우 잠실월드타워점 면세점 수성에 실패하면서 교체 가능성이 흘러 나왔지만 신 회장이 “면세점 수성 실패는 내 책임”이라고 밝힌 만큼 책임을 묻지 않을 공산이 크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모든 조직원이 합심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롯데의 새비전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 인사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인사가 어떤 방식으로 펼쳐지든 신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벌이는 또다른 싸움의 시작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재가를 받지 않는 인사안이라고 공세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을 주장하며 롯데그룹 인사를 경영권 분쟁의 새로운 빌미로 삼을 수 있다”며 “이에 맞서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이번 인사는 신 회장이 독자적이면서도 단호하게 챙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