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로 ‘아마존 프라임’ 성공의 길을 뒤따라 밟고 있다.
25일 쿠팡과 IT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쿠팡은 아마존의 성공을 거울 삼아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양쪽에서 시너지를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 쿠팡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로고. |
아마존은 전자상거래와 관련된 배송서비스에 온라인 동영상서비스를 묶어서 파는 사업모델을 통해 상당한 이득을 봤는데 쿠팡도 같은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다.
쿠팡의 쿠팡플레이는 프리미엄 멤버십 ‘로켓와우’ 회원에게 제공된다. 로켓와우 회비인 매달 2900원만 내면 추가 비용 없이 쿠팡플레이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다른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의 1인 기준 가격을 살펴보면 넷플릭스는 9500~1만4500원, 웨이브는 7900~1만3900원, 티빙은 5900~9900원, 왓챠는 7900~1만2900원이다.
로켓와우 회원은 로켓배송(무료배송), 로켓프레시(신선식품 새벽배송), 30일 내 무료반품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아 왔는데 여기에 온라인 동영상서비스가 더해진 셈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초기 손실을 감수하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기존의 로켓와우 회원을 붙잡아두면서 콘텐츠를 통해 추가 회원을 모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켓와우는 쿠팡의 핵심 수익모델이다. 쿠팡은 2019년 영업손실 7205억 원을 보면서 2018년 1조970억 원보다 34.3% 줄었는데 2018년 10월 로켓와우를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로켓와우 회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2019년 5월 기준 25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플레이의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다면 기존 로켓와우 회원을 붙잡아 두면서 비회원의 가입을 유도하는 역할도 할 수 있는 셈이다.
이 전략은 아마존의 배송서비스 ‘아마존 프라임’과 비슷하다. 이 서비스는 연간 119달러를 내는 이용자에게 무료배송과 음악 스트리밍, 무료 비디오 콘텐츠를 제공한다.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는 세계 1억5천만 명에 이른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 대상의 할인행사 ‘아마존 프라임데이’ 매출은 올해 1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아마존은 2007년부터 아마존 프라임 회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제공해 왔는데 이 서비스가 가입자 확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도 2016년 한 콘퍼런스에서 “아마존 프라임에서 비디오를 구독할 수 있으면 사람들이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하고 구독기간이 끝났을 때 갱신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한 것으로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서 보도했다.
다만 쿠팡이 쿠팡플레이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만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오리지널 콘텐츠를 비롯한 콘텐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현재 미국 2위 온라인 동영상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막대하게 투자한 점이 한몫했다.
아마존은 2017년 한 해에만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45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아마존은 더욱 많은 아마존 프라임 고객을 확보해 이들이 아마존에서 물건을 사도록 유인하려는 목적으로 콘텐츠에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쿠팡플레이는 현재 국내외 드라마와 영화 콘텐츠를 스트리밍하는 데 그치고 있다. 오리지널 제작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했지만 아직 구체적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국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시장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2021년 상반기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고 HBO맥스 등도 국내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플레이의 모델 격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도 11번가와 손잡고 한국시장에 들어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