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가 자체개발한 마권 디지털발매시스템을 들고 해외진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마사회는 그동안 경마 생중계를 여러 나라에 판매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마권 디지털발매시스템에서도 첫 수출성과를 내면서 코로나19로 악화한 실적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마사회 코로나19 이길 길 찾기 분투, 마권 디지털발매시스템 수출 열어

▲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


25일 마사회에 따르면 올해 카자흐스탄에 마권 디지털발매시스템을 수출한 데 이어 내년에는 베트남에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사회가 카자흐스탄에 수출한 마권 디지털발매시스템 ‘K-TOTE’는 마사회가 2005년 자체 기술로 개발한 것이다.

마사회도 그 전까지는 미국이 개발한 마권 발매시스템에 의존했지만 자체 개발에 성공하며 기술 자립을 이뤄냈다. 

마사회가 카자흐스탄에 수출한 K-TOTE에는 오프라인 발매·매출 정보시스템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모바일을 통한 발매가 늘고 있는 마권 구매양상의 변화를 반영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마권을 판매할 수 있는 모바일 소프트웨어도 포함됐다.

마사회가 카자흐스탄과 11월 맺은 경마 디지털발매시스템 계약금액은 22억 원(200만 달러)가량으로 규모가 크지는 않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로 경마중단이 장기화해 매출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가뭄에 단비와 같다. 

마사회는 1949년 설립된 뒤 한국전쟁을 제외하고 올해 처음으로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마사회는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2월23일부터 휴장에 들어가 10월30일 8개월 만에 부분적으로 관중의 입장을 허용해 경마를 재개했지만 12월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그마저도 중단됐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까지는 해마다 7조 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지만 올해는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적으로 매출을 거둔 해에도 마사회의 영업이익률은 1%대에 그쳐 수익성 개선이 시급했다.

마사회는 2019년 매출 7조3937억 원을 거뒀지만 영업이익은 1204억 원을 봤다. 영업이익률이 1.6%에 불과한 셈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경마장이 오랜기간 문을 열지 못하면서 그동안 마사회의 수출 효자상품이었던 경마 생중계 이외의 수익원 발굴이 절실해졌다. 

마사회는 2019년 한 해 동안 14개 나라에 761억 원 가량의 경마 생중계를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국내경마가 멈추면서 생중계 수출도 진행하지 못했다.  

이번 마권 발매시스템의 해외진출은 국내 중소기업들의 수출길을 이끌어 마사회가 계약을 맺은 금액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카자흐스탄에 마사회가 수출한 마권 발매시스템은 22억 원 규모에 그치지만 이와 별개로 국내 중소기업들이 발매시스템과 관련된 마권 발매기 등을 수출해 50억 원의 계약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사회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에 수출사절단을 꾸려 카자흐스탄에 방문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마사회는 카자흐스탄에 경마 발매시스템을 수출한 것을 발판으로 베트남에도 수출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현재 마사회는 베트남에서 경마장 건설과 운영 자문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경마 발매시스템까지 수출하겠다는 것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에서는 경마사업 구축 및 운영자문을 진행하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경마 발매시스템을 수출하고 앞으로 경마 전문인력과 경주마까지 수출하기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며 “올해는 코로나19로 해외진출이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과를 낸 만큼 내년에 코로나19가 가라앉으면 더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