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가 2021년에도 올해 못지 않은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가 올해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초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미래에셋대우 본사 전경. |
코로나19와 잇단 계약불발 리스크 등 여러 악재를 극복하고 일군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미래에셋대우는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8200억 원을 올렸는데 2019년 연간 영업이익 7279억 원을 훌쩍 넘겼다. 4분기에 영업이익이 1800억 원을 넘으면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달성하게 된다.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1386억 원, 2분기 영업이익 3871억 원, 3분기 영업이익 2942억 원을 거뒀는데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526억 원을 낸 점을 놓고 봤을 때 올해 영업이익 1조 원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미래에셋대우가 ‘증권업계 최초 영업이익 1조 원 돌파’라는 성과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내년에 더 큰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나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사 가운데 마이데이터 사업에 가장 앞서있어 관련 비즈니스 선점이 가능할 것”이라며 “또한 내년에 발행어음사업에 진출하면 자금력 증대와 조달비용 감소효과 등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에서 해외주식의 비중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미래에셋대우의 해외주식 경쟁력이 가장 유망하다”고 바라봤다.
서 연구원과 박 연구원은 각각 미래에셋대우의 2021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7.5%, 13.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최근 기업공개 주관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점도 내년 실적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래에셋대우는 크래프톤과 야놀자, 쏘카 등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은 기업공개의 대표주관사로 선정됐다.
특히 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의 단독 대표주관사자리를 따낸 데 힘입어 내년 기업공개 주관실적 다툼에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앞서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기업공개 주관순위는 주관사가 쌓을 수 있는 실적규모가 압도적으로 큰 대어급 실적에 좌우되는 때가 많은데 크래프톤은기업가치가 20조 원에서 40조 원에 이르는 ‘초대어급’으로 기대받고 있다.
기업공개 주관실적 외에도 미래에셋대우가 마이데이터사업과 발행어음, 종합자산관리계좌 등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미래에셋대우의 2021년 실적을 향한 기대감을 키운다.
미래에셋대우는 22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았다. 금융위는 금융사 21곳에 예비허가를 했는데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가 유일하다.
마이데이터사업은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져있는 개인의 각종 금융정보를 수집해 재무현황 분석, 금융상품 추천서비스 등 기업 수익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미래에셋대우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와 관련한 족쇄가 풀린 데 따라 2021년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사업에도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사업은 증권사가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본력이 필요한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 업무 가운데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그동안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 등 신사업 인가심사는 2017년 12월 공정위 조사가 진행되는 데 따라 보류된 상태였다. 공정위는 5월 미래에셋그룹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3억9천만 원을 부과하고 조사를 마무리했다.
올해 미래에셋대우는 7조 원 규모 미국 호텔 인수 불발에 더해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 아시아나항공 인수거래도 무산되면서 연이어 리스크에 노출된 바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미국 호텔 인수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투입한 계약금은 각각 약 5천억 억과 500억 원가량이었다.
미국 호텔 인수 관련 계약금은 소송을 진행한 결과 돌려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투입된 계약금은 반환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소송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미래에셋대우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 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