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3사가 애플 전기차 진출계획에 영향을 받을까?
애플이 자체 배터리 개발에 기반한 전기차 진출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국내 배터리3사와 쓰임새가 다를 것으로 보여 배터리3사는 직접적 타격을 받기보다 전기차시장 확대의 수혜를 볼 수도 있다.
24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2024년을 목표로 자율주행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기차에 리튬인산철 배터리 적용하는 검토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배터리는 주행거리가 짧지만 가격이 저렴해 도심형 전기차에 더 적합하다.
반면 국내 배터리3사는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를 사용한 장거리 주행용 전기차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3사는 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주행거리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니켈 함량을 90% 이상까지 끌어올리는 하이니켈 양극재를 탑재한 배터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선두주자로서 내년에 니켈이 90%를 차지하는 하이니켈 배터리를 양산해 완성차회사 테슬라와 GM에 공급한다고 알려졌다.
두 배터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행거리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코발트, 니켈, 망간 등 비교적 고가의 금속을 사용하지 않고 철을 양극재로 사용해 가격이 저렴하고 폭발 위험이 적어 안정적이다.
다만 부피가 크고 무거우며 에너지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기 때문에 자동차용 배터리로 사용되기보다는 버스나 중장비 등에 주로 사용된다.
이미 전기차시장을 이끌고 있는 테슬라나 GM 등이 하이니켈 배터리를 채택한 만큼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주행거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애플도 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주행거리 한계를 염두에 둬 배터리 공간을 최대한 확보한 모듈 없는 모노셀 방식으로 배터리 팩을 디자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방식은 공간을 더 확보하는 데 그쳐 5~10% 주행거리를 늘릴 수는 있지만 화학물질이 전혀 다른 하이니켈 배터리 성능 뛰어넘을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 성능에 따른 주행거리의 격차로 애플은 사실상 자율주행 택시나 셔틀버스 등 도심형 공공이동 서비스에 적합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하지만 애플이 구글의 ‘웨이모’처럼 자율주행 로봇택시보다는 승용차용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분명하게 밝힌 만큼 주행거리 한계를 극복할 방안도 함께 마련할 수도 있다.
▲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좋지만 무겁고 주행거리가 최대 250km밖에 되지 않아 도심형 애플이 장거리 주행용 일반 전기차로 나아가려면 하이니켈 배터리를 사용하거나 아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래도 애플이 저렴하고 만들기 쉬운 리튬인산철 배터리로 먼저 시장에 진입한 뒤 기술 개발할 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애플 전기차 등장은 국내 배터리3사에게 호재라는 시선도 나온다.
애플은 이미 스마트폰을 통해 대중에게 친숙한 브랜드라서 전기차 대중화를 키우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애플이 승용차용 전기차를 목표로 잡고 있어 장거리 주행용 전기차 생산을 위해 배터리 기술 확보에 힘쓸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 배터리3사는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
이 때문에 국내 배터리3사는 주행거리와 안정성 모두 잡는 배터리 기술 개발에 힘쓰며 다가올 전기차시장에서 배터리 주도권을 유지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