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전장사업도 LG디스플레이처럼, 합작 성공방정식 재현한다

▲ LG전자와 마그나 합작법인 소개 사진. < LG전자 >

LG그룹이 신사업 성공방정식을 자동차 전자장비(전장)사업에도 적용했다.

LG그룹은 보유한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선도업체의 네트워크 및 자금력을 결합해 성장산업에서 빠르게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시장을 선도하는 방식으로 필립스와 손잡고 디스플레이에서 성공사례를 썼다. 

LG전자와 마그나의 합작법인이 이런 성공방식을 재현한다면 전장사업도 디스플레이처럼 LG그룹의 대표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글로벌 3위 자동차부품회사인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글로벌 전장사업 확대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마그나가 글로벌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어 유럽 중국 등에서 수주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마그나는 GM뿐 아니라 포드, BMW 등 대부분 주요 제조사에 거래선이 확보된 핵심사업자”라며 “글로벌 거래선 확보에 의미있는 동반자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가전분야에서 축적한 모터와 인버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마그나는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솔루션 통합에 강점이 있는데다 다수의 특허도 지니고 있어 두 회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마그나의 품질관리 노하우를 흡수할 수 있고 투자비 부담을 완화하는 등 단독으로 사업을 키워나가는 것보다 유리한 점이 많다.

이런 점에서 합작회사 설립은 좋은 선택이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 선점과 규모의 경제를 추진하는 시점에서 단독투자보다 합작법인 설립이 투자위험을 줄이고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유리한 의사결정으로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LG전자는 전장사업을 키우기 위해 VS사업부의 일부 사업을 물적분할한 뒤 마그나에게 지분 절반을 넘기는 방식으로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런 지배구조나 기대되는 시너지 측면에서 LG그룹 외부 합작사업의 대표적 성공사례인 LG디스플레이와 유사한 부분이 적지 않다.

LG그룹은 과거 LG전자와 LG반도체의 LCD사업을 이관해 LGLCD를 설립한 뒤 1999년 필립스에 지분 절반을 매각했다. 

당시 단일기업 사상 최대 외자 유치액인 16억 달러를 투자받아 LG디스플레이의 전신 LG필립스LCD가 탄생했다.

LG가 보유한 LCD 기술에 글로벌 종합가전기업 필립스의 사업망이 결합하면서 LG필립스LCD는 글로벌 1위 디스플레이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LG로서는 대규모 장치산업인 디스플레이사업에서 투자부담을 줄이면서 필립스가 보유한 기초기술을 확보하는 효과도 거뒀다. 

필립스가 디스플레이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합작관계는 종료됐으나 이후에도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디스플레이업계의 손꼽히는 강자로서 LG그룹을 대표하는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G전자와 마그나 합작법인이 전동화부품사업에서 기대한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LG디스플레이의 뒤를 잇는 합작 성공사례를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신사업분야를 키우는데 글로벌기업과 합작 전략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2019년 LG화학이 GM과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LG화학은 2018년에는 코발트업계 1위인 중국 화유와 배터리양극재 합작법인을 만들기도 했다. 

LG전자도 2018년 글로벌 톱10 항공사 중 한 곳인 루프트한자의 유지보수 자회사 루프트한자테크닉과 객실용 전자기기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LG히타치, LG노텔(현 에릭슨LG) 등 역시 LG그룹이 글로벌 대기업과 손잡은 사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