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는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데 친환경소재 사업까지 본격화하면 사업모델 혁신전략의 마지막 퍼즐을 맞출 수 있게 된다.
22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SKC는 잘 찢어지는 물성을 보완한 고강도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PBAT)'을 내년부터 상용화해 국내 생분해성 소재시장 선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SKC가 개발 중인 고강도 PBAT는 일회용 비닐봉지 등 석유계 난분해성 플라스틱 소재를 대체할 수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해결에 기여하면서 궁극적으로 탄소감축에도움을 줄 수 있어 시장이 크게 확대될 품목으로 기대를 받는다.
SKC는 2009년 세계 최초로 생분해성 폴리락틱애씨드(PLA) 필름을 개발했다.
2018년 스타벅스의 바나나 포장재를 시작으로 신세계 TV쇼핑의 아이스팩 포장재, 의류용 비닐 등으로 생분해성 폴리락틱애씨드 필름 공급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폴리락틱애씨드에 이어 고강도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PBAT)' 제품까지 SKC가 상용화하면 막 개화하는 국내 생분해성 소재시장에서 유리한 위치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SKC 이외에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아직 없다.
LG화학과 CJ제일제당 등이 기술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R&D)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정부도 적극적 지원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어 앞으로 국내시장도 점차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 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폴리락틱애씨드시장은 올해 7억8600만 달러(8709억 원)에서 2025년 17억5600만 달러(1조9456억 원)로 연평균 17.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신기술과 정부지원, 식음료의 수출 증가 등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생분해성 소재 시장은 아직 본격 개화하지 않은 시장이지만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일회용품 사용규제가 강화되면서 생분해성 소재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라고 바라봤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막 상용화에 들어간 SKC를 중심으로 포장재나 비닐과 같은 필름 제품에서 점차 일회용컵, 발포제품, 마스크 부직포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비롯한 각국의 글로벌 탄소감축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석유화학기업들의 친환경소재로 전환은 필연적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석유화학업계에 변화가 찾아왔다”며 “원유 기반 화학소재 가동률을 낮추고 친환경소재로 전환할 수 밖에 없는데 탄소저감 효과와 빠른 분해가 가능한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이 대체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