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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케미칼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최 회장이 SK케미칼의 의결권있는 주식을 취득한 것은 8년만이다.
최 회장이 SK케미칼 지분을 취득하면서 최창원 부회장의 계열분리 가능성을 놓고 여러 말들이 나온다.
15일 SK케미칼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이 SK케미칼 유상증자에 참여해 1만1861주의 신주를 취득했다. 약 6억8300만 원 규모다.
최 회장이 이번에 취득한 지분은 0.05%로 많은 양은 아니다. 하지만 최 회장이 이전까지 SK케미칼 우선주 지분 3.11%만 보유하고 있었는데 보통주를 취득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 회장은 2007년까지 SK케미칼 보통주 121만4269주를 보유해 최창원 부회장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그러나 2007년 7월 보통주 전량을 장내에서 처분했다.
최 회장이 지분을 정리한 뒤 최창원 부회장은 SK케미칼 소그룹에 대해 독립경영을 강화해 왔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을 통해 SK가스와 SK건설, SKD&D 등을 지배하고 있다.
최 부회장이 SK그룹에서 SK케미칼을 계열분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올해 들어 최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SKD&D가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이를 통해 계열분리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도 떠오른다.
그러나 최 회장이 7년 만에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획득하면서 계열분리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최 회장은 올해 SK과 SKC&C를 합병해 그룹 지배력을 높였고 8월 사면복권된 이후에는 CJ헬로비전과 OCI머티리얼즈 인수를 결정하는 등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주사 SK를 비롯해 SK하이닉스 등의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도 높다.
최 회장이 이런 움직임에 맞춰 SK케미칼 등 기존에 깊이 관여하지 않았던 계열사들에 대한 통합 경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최 회장은 SK그룹 5대 성장분야 가운데 하나로 바이오·제약 사업을 꼽는다. SK케미칼은 백신사업과 혈액제재사업 등 바이오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워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케미칼을 독립시키기보다 SK그룹 차원에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SK케미칼은 최 회장의 보통주 취득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단순히 기존에 우선주를 보유해 주주배정 물량을 취득한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최 회장은 기존 주주에게 배정되는 신주 외에 초과청약을 하지 않았다.
최태원 회장뿐 아니라 최신원 SKC 회장도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최신원 회장은 1645주의 신주를 받게 된다. 9475억 원 수준이다.
최신원 회장은 2007년 SK케미칼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가 다시 조금씩 주식을 사들였다. 최신원 회장의 SK케미칼 지분은 0.05%로 많지 않다.
최창원 부회장은 유상증자에 초과청약해 43만2169주를 배정받았으나 지분율은 14.68%에서 14.37%로 소폭 하락했다.
최 부회장도 최근 SK케미칼 지배력 확대에 힘쓰고 있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62만3천 주를 매수한데 이어 올해 8월 31만4239주를 사들였다.
최 부회장은 지분을 취득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담보대출을 크게 늘렸다. 최 부회장은 1년 사이에 SK케미칼 주식 108만2040주를 추가로 담보로 제공해 유상증자 전 보유 주식 전량을 담보로 잡혔다.
SK케미칼의 이번 유상증자 규모는 1993억 원이다. 유상증자 자금은 바이오 사업과 친환경 소재 사업 등 신사업 투자에 사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