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옛 넥슨재팬)이 자회사 넥슨코리아의 모바일게임 흥행에 힘입어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이사는 기존의 게임 지식재산(IP)을 적극 활용해 모바일게임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넥슨의 실적 증가에 크게 기여한 만큼 연임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16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넥슨은 올해 게임업계 최초로 연간 매출 3조 원을 넘어설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코리아가 서비스하는 모바일게임 ‘V4’와 ‘바람의나라: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등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게임들은 출시 이후 구글 앱마켓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넥슨의 매출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16일 기준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업데이트의 영향으로 매출순위 5위를 보이는 등 넥슨코리아도 이용자 유지를 위해 힘쓰고 있다.
넥슨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지주사 NXC 아래 일본 상장기업인 넥슨이 넥슨코리아와 넥슨유럽, 넥슨아메리카를 거느리고 있다. 넥슨의 매출 대부분은 넥슨코리아가 한국과 중국 등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에서 나온다.
넥슨은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누적 매출 2267억 엔(약 2조5천억 원)을 올렸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도 958억 엔(약 1조650억 원)에 이르렀다.
게임업계에서 4분기는 대체로 성수기로 꼽힌다. 추위 때문에 게임 같은 실내활동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넥슨이 올해 매출 3조 원을 달성하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넥슨이 실적호조를 이어가면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의 연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2021년 1월에 3년 임기가 끝난다.
이 대표가 2018년 1월 취임했을 당시 넥슨코리아는 모바일게임에 비교적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 뒤에도 2019년 말까지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눈에 띄는 흥행작을 내지 못했다.
2019년에는 창업주인
김정주 NXC 대표이사가 넥슨의 지주사인 NXC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넥슨코리아의 미래도 불확실해졌다는 시선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는 내부조직을 정비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는 데 힘을 썼다. 이를 통해 우선적으로 집중할 신규 프로젝트를 선정했고 개발자회사의 지배구조도 재편했다.
넥슨코리아의 PC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와 ‘카트라이더’ 등을 모바일게임에 접목하는 데도 힘을 실었다. 기존 게임의 높은 인지도를 활용하면서 원작의 감성을 살려 이용자를 모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넥슨코리아의 최대 장점은 유명한 지식재산을 다수 보유했다는 점이다”며 “이 대표가 이런 장점을 모바일게임 전략에 접목하면서 게임 전반의 흥행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신규 지식재산인 ‘V4’의 흥행도 이끌어냈다. V4는 2019년 11월 출시 이후 1년 넘게 매출 상위권을 지켰고 2020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타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온라인게임을 10년 이상 라이브 서비스한 성과는 우리의 손꼽히는 경쟁력인 만큼 올해 관련 역량에 더욱 투자해 초격차를 만들겠다”고 말했는데 이 전략이 성공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게임업계에선 보기 드문 사업부문 출신 대표라는 기록도 이어가게 된다. 게임사 대표 상당수는 개발자나 투자자 출신이다.
이 대표는 2003년 넥슨코리아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그 뒤 네오플 조종실장과 피파실장을 거쳐 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그 뒤 사업총괄 부사장을 거쳐 대표에 올랐다.
그가 사업을 맡았던 ‘던전앤파이터’와 ‘피파온라인’은 현재도 넥슨코리아의 주요 PC온라인게임 매출원으로 꼽힌다. 모바일게임과 관련해서도 ‘히트’ 등의 흥행을 이끌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