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이사가 알테오젠에서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상용화에 대비해 생산시설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알테오젠은 14일 공시를 통해 알테오젠 주식 48만 여주를 발행해 제3자에게 배정하는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75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미 11월에도 같은 방식으로 모은 300억 원까지 더하면 모두 1천억 원가량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이사.

▲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이사.


알테오젠은 현재 연구 및 공정 개발을 할 수 있는 수준인 50리터 규모의 동물세포 배양기와 정제설비만 보유하고 있어 제품의 전임상 및 임상 시료까지 국내외 위탁생산(CMO)업체를 통해 생산하고 있다.

박순재 대표는 알테오젠이 글로벌 바이오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체 생산시설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박 대표는 8월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연구개발만 하는 기업이 아닌 생산시스템까지 갖추는 등 다채로운 포트폴리오를 지닌 기업으로 변모하겠다”면서 “올 겨울에 대전에 바이오시밀러 생산공장을 착공하고 2년 안에 공장설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알테오젠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모은 자금을 통해 내년 초에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착공에 들어간다.

이 생산시설에서는 알테오젠이 기술수출한 ALT-B4(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 원료뿐 아니라 현재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2종도 생산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는 정맥주사제형의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제형으로 변환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알테오젠은 습성황반변성 치료제인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ALT-L9’와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ALT-L2’를 보유하고 있는데 모두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 유통사를 통해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내에서 진행된 ALT-L9 임상1상은 이달 초에 마쳤는데 알테오젠은 약효와 안전성 등을 확인했다는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박 대표는 최근 자회사 알토스바이오로직스에 ALT-L9의 임상개발 및 판매 권한을 넘겨 알토스바이오로직스를 통해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알토스바이오로직스 대표에는 최근 지희정 전 제넥신 사장이 내정됐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알테오젠이 자회사를 통해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개발을 진행하면 알테오젠의 임상비용 부담도 줄어들고 외부투자를 받는 데도 한층 더 유리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알테오젠은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으로 66억 원을 보유하고 있어 자금 모집이 절실하다.

알테오젠은 10일 알토스바이오로직스에 ALT-L9 권한을 넘겨주면서 동시에 알토스바이오로직스 주식 19만3750주를 새롭게 발행하는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310억 원을 마련했다. 

여기에다 추가로 자금을 유치해 모두 600억 원을 모아 내년 4분기에는 글로벌 임상3상에 들어가 2024년 2분기에 임상3상을 마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알테오젠은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를 아시아와 유럽에 먼저 선보인 뒤 2028년 또는 2030년 미국에 출시한다면 연매출 5천억~8천억 원가량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일리아의 물질특허는 2023~2025년에 만료되지만 미국에서는 특허기간이 2028년까지 연장됐다. 아일리아의 2019년 글로벌 매출규모는 75억4천만 달러(8조7천억 원)에 이른다.

알테오젠은 또다른 바이오시밀러인 ALT-L2 임상1상을 마쳤으며 임상3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해외 제약사와 기술이전을 놓고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LT-L2는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다. 바이오시밀러는 임상2상이 생략된다.

ALT-L2에는 알테오젠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가 탑재돼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로 개발되는 바이오의약품 가운데 유일하게 피하주사제형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알테오젠은 ALT-L2가 시장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해 매년 매출 1조 원가량의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셉틴은 2019년 세계에서 7조4천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플랫폼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추가적으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